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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양자토론, 속셈은 싫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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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양자토론, 속셈은 싫었다?

입력
2002.12.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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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회창·노무현 두 후보간 TV토론이 결국 무산됐다. 양 후보 진영은 15일 밤 8시 단일주제로 60분간 토론을 한다는 데까지는 의견을 접근했으나, 토론 제목과 방식 때문에 최종 합의를 도출하지 못했다. 제목으로 이 후보측은 '수도 서울 이전 무엇이 문제인가'를 주장했고, 노 후보측은 '행정수도 건설 정책토론회'로 맞섰다. 토론 방식도 이 후보측은 소 주제별 토론, 노 후보측은 자유토론을 원했다.양측은 "토론이 성사되지 않은데 대해 서로 비방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지만, 유권자의 입장에서는 과연 양측이 1대 1 토론에 진정한 의지를 갖고 있었는지를 묻지 않을 수 없다. 한쪽이라도 적극성을 지녔더라면, 제목과 방식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을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권영길 후보도 동등 자격으로 참석하는 3자 토론은 형식적 평등과 기계적 진행 때문에 제 기능을 다하지 못했고, 우리는 양자토론 필요성을 일찍이 제기했었다. 선거 판세가 엄연히 양강구도임에도 3자 토론을 하는 것은 현실을 도외시한 처사다. 양자토론이 성사됐다면, 미디어 선거의 새 지평이 열릴 수도 있었다는 점에서 새삼 아쉽다.

우리는 양자토론 무산이 선거 막판의 1대 1 토론이 가져올 예측불허의 결과를 양 후보진영이 모두 피하려 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앞선 후보는 '부자 몸조심'할 필요를 느꼈을 것이고, 추격에 나선 후보는 양자토론에서도 반전의 기회를 잡지 못하면 끝장이라는 생각을 했을 것이다. 그러면서도 양자토론이 갖는 명분을 의식, 겉으로만 적극성을 보이는 이중적 태도를 취했지 않았나 싶다.

두 후보는 16일 저녁 3자 토론이지만, 마지막 TV토론을 갖는다. 두 후보가 양자토론 무산의 아쉬움을 보충해 줄 수 있는 자세를 가져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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