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구조사는 기본, 정확성과 재미가 관건이다.선거방송의 꽃인 제16대 대통령선거 개표방송의 윤곽이 드러났다. 19일 오후4시(MBC), 오후4시30분(SBS), 오후5시(KBS1)부터 시작되는 방송3사 개표방송은 투표가 마감되는 오후6시 정각, 당일 출구조사를 통한 당선자 예측보도로 본격적인 시청자 눈길잡기에 나선다. MBC가 '재미있고 스펙터클한 개표방송'을 내세운 반면 SBS는 대통령 당선자에게 바라는 인기 탤런트들의 메시지를 전하는 등 개표방송의 '재미'를 강조한 점이 두드러진다. 올해 방송3사가 가장 역점을 두는 부분은 당선자 예측의 신속성 보다는 정확성.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자동개표기 900여 대를 도입, 집계시간이 단축됨에 따라 자정 무렵 당락의 윤곽이 드러났던 이전 선거와는 달리 개표율이 15%에 이르는 이날 오후 9시면 당선자가 거의 확정되기 때문이다.
KBS는 정확한 당선자 예측을 위해 한국갤럽과 공동으로 15일부터 9차례 실시하는 전화여론조사와 투표당일 전국 16개 광역자치단체의 180개 투표소에서 실시하는 출구조사 결과를 종합해 보도한다. MBC와 코리아리서치는 300개 투표소에서 유권자가 질문지에 응답을 기재한 뒤 이를 상자에 넣어 익명성을 보장하는 '밸럿 박스'방식의 출구조사를 실시한다. 면접원이 직접 구두로 물어봤던 기존 방식은 유권자가 부담을 느껴 답변이 왜곡될 수 있다는 지적 때문이다.
TN소프레스와 공동으로 150개 투표소에서 출구조사를 하는 SBS는 방송 3사 중 그나마 '과감하게' 당선자 예측을 시도할 예정. 1, 2위간 표차가 박빙일 경우에도 오후9시께 예상 최종득표율이 산출되면 통계상의 오차 가능성을 확인한 다음 누가 당선자인지 공식 선언할 방침이다.
시청자 눈길을 잡기 위해 3사가 준비중인 가상 스튜디오와 그래픽 집계방송도 관심거리. KBS는 1997년 대선에서 호응을 얻었던 '주유소 미터기'방식을 한 차원 업그레이드했고, MBC는 자칭 '매직 스튜디오'에서 진행되는 개표실황을 무선 인터넷과 대형 전광판을 통해 동시 생방송한다. SBS는 6·13 지방선거에서 선보였던 16분할 다중 중계화면을 활용해 후보자들의 일거수 일투족, 유권자 반응, 당선자 축하 메시지 등을 실시간으로 한 화면에 담을 예정. 여기에 드라마 '야인시대' '별을 쏘다' 출연진이 차기 대통령에게 바라는 메시지를 담은 '대통령에게 바라는 100인의 메시지'도 준비했다.
한편 KBS는 개표방송 진행자로 홍기섭 앵커와 이규원 아나운서, 김준석 앵커와 황수경 아나운서 콤비를 내세운 데 비해 MBC는 엄기영 앵커 단독으로 스튜디오 진행을 맡는다. 야외 스튜디오는 김주하 앵커, 가상 스튜디오 진행은 박혜진 최윤영 아나운서. SBS는 유자효―정지영, 이영춘―김성준 콤비가 진행을 맡아 3개 가상 스튜디오를 오가며 방송한다.
MBC 선거방송기획단 관계자는 "이번 대선에서는 모든 방송사와 여론조사기관이 인력을 총동원해 과학적인 조사 결과를 공신력을 걸고 발표하는 만큼 예측 시간과 수치는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며 "당일 개표방송의 우열은 시청자를 끌어들일 수 있는 앵커의 흡인력과 화면 구성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김관명기자 kimkwm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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