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조직 알 카에다가 인터넷을 테러 기지로 활용하고 있다.영국 BBC 방송은 12일 아프가니스탄 전쟁으로 근거지를 잃고 전세계로 흩어진 알 카에다가 인터넷을 통해 교신하고 지지자와 자금을 끌어모으고 있다고 보도했다.
알 카에다는 최근 인터넷 사이트에서 10월 인도네시아 발리섬 폭탄테러와 11월 케냐 뭄바사 동시 테러 등이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BBC에 따르면 사이트에는 알 카에다의 강령과 활동 상황은 물론 테러 장면을 찍은 화상 파일과 테러범들의 증언을 담은 음성 파일 등 방대한 자료가 올라 있다. 또 이슬람을 비하하는 서방 언론의 기사들을 실어 이슬람권의 단결을 촉구하기도 한다. 알 카에다 고위급들과 대화할 수 있는 채팅룸도 마련돼 있다.
미 중앙정보국(CIA) 등이 사이트 추적에 나섰지만 'www.alneda.com''www.drasat.com' 'www.maalemajihad.com'등 이미 오래 전에 폐쇄된 주소 몇 개만 찾아냈을 뿐이다. 흔적을 남기지 않고 수도 없이 사이트를 옮겨 다니기 때문이다.
포르노 사진에 아랍어로 작전명을 써 넣거나, 지하드(성전·聖戰 ) 관련 영화에 디즈니 만화 제목을 달아 일반 이슬람 사이트에 유포시키는 등 추적을 피하는 수법도 날로 교묘해지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등잔 밑이 어둡다는 점을 이용한 듯 미국 인터넷서비스제공업체를 통해 사이트를 개설한 사실이 밝혀지기도 했다.
중동 전문가 폴 이들은 "정보 유포 속도가 상상을 초월하고 사실상 추적이 불가능한 인터넷이 알 카에다의 최신 무기로 등장한 셈"이라고 지적했다.
/최문선기자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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