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과 포항이 15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6년 만에 FA컵 축구선수권대회 패권을 놓고 맞붙는다. 이동국(포항) 서정원(수원)의 신구 골잡이 맞대결, 이운재(수원) 김병지(포항)의 최고 거미손 다툼이 관심을 끈다. 백전노장 김 호 수원감독과 2000년 말 감독 데뷔 이후 첫 우승을 노리는 최순호 포항감독의 지략 싸움도 흥미롭다.12일 성남과의 준결승을 포함, FA컵에서 3경기 연속골을 잡아 상승세를 타고 있는 이동국은 득점왕과 우승이라는 2관왕에 도전한다. 한일월드컵 최종엔트리에서 탈락, 4강 신화를 앉아서 지켜봐야 했던 이동국은 내년 초 상무에 입대할 예정이라 포항 유니폼을 입고 뛰는 마지막 경기가 될 수도 있다. 최순호 감독도 팀 동료 코난과 비교하며 "이동국은 3골로 득점 공동선두지만 아직 멀었다. 위치선정 등 스트라이커 자질면에서 코난에 비해 뒤진다"고 일침을 놓았다. 이동국은 그러나 "컨디션이 최상이다. 득점왕에 연연치 않고 팀 플레이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노장이면서도 날쌘돌이로 통하는 서정원은 스피드와 경기흐름을 꿰뚫는 시야가 녹슬지 않았다면서 "우승컵을 거머쥐어 올 시즌 무관의 한을 씻어내겠다"고 강조했다. 빠른 좌우돌파로 공격의 활로를 뚫어온 서정원은 16강과 8강전에서 잇따라 어시스트를 기록한 데 이어 최대 고비였던 대전과의 준결승에선 결승골을 뽑아냈다. 월드컵 당시 벤치만 지킨 김병지는 FA컵에서도 3경기에서 3점을 허용, 무실점을 자랑하는 이운재에 밀리는 상황이다. 하지만 단판 승부인 결승은 집중력이 관건인 만큼 철벽수비로 2인자의 설움에서 벗어나겠다고 벼르고 있다.
한편 김 호 감독은 "우승에 일희일비 할 나이는 아니지만 유독 FA컵 우승경험이 없어 아쉬웠다"고 말한 반면 최순호 감독은 "경기는 무조건 이겨야 하는 게 아니냐"고 반문했다. 양팀은 올 시즌 K리그에서 1승1무1패로 우열을 가리지 못했으며 1996년 FA컵 원년 대회 결승서는 포항이 승부차기승을 거뒀다.
/이종수기자 jsle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