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金大中) 대통령과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13일 밤 전화통화를 갖고 북한의 핵 동결 해제발표를 수용할 수 없다는 데 의견을 같이 하고 북한이 이를 즉각 철회할 것을 촉구했다고 임성준(任晟準) 청와대 외교안보 수석이 전했다.★관련기사 3·4면
부시 대통령이 전화를 걸어와 이뤄진 이날 통화에서 두 정상은 지난 10월 로스카보스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바와 같이 북한 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계속 추구하기로 합의했다.
부시 대통령은 "한미 양국이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긴밀히 공조해 나가야 하며 북한 핵 문제를 함께 평화적으로 해결해 나갈 수 있다"면서 "미국이 북한을 침공할 의사가 없다는 메시지를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이 들을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부시 대통령은 또 여중생 사망사건에 대해 김 대통령에게 "깊은 애도와 유감(deep sadness and regret)을 전달한다"면서 직접 사과의 뜻을 표시하고 "유사사건의 재발방지를 위해 미군 수뇌부로 하여금 한국측과 긴밀히 협조하도록 지시했다"고 밝혔다고 임 수석이 전했다.
이에 대해 김 대통령은 "우리 국민이 이제는 부시 대통령의 진의를 이해하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하고 "이와 같은 비극적인 사건이 재발되지 않도록 현재 진행중인 한미간 한미주둔군지위협정(SOFA) 관련 실무협의를 통해 구체적인 개선방안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당국자는 "부시 대통령의 애도와 유감표명은 우리 국민에게 직접 사과의 뜻을 밝힌 것"이라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부시 대통령이 SOFA개정을 직접 언급하지 않았지만 미 수뇌부에 긴밀한 협의를 지시한 것 자체가 SOFA 운영개선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범대위 "사과로 볼수없다"
한편 '미군장갑차 여중생 사망 사건 범국민 대책위원회'는 부시 대통령의 애도와 유감 표명에 대해 "사태의 근본원인에 대한 언급이 없어 사과 표명 발언으로 수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진동기자 jayd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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