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타계한 황낙주(黃珞周) 전 국회의장은 8∼15대 국회의원(11대 제외·7선)을 지내면서 14대 국회에서 국회의장을 역임했다. 해박한 지식과 뛰어난 언변으로 논쟁을 즐기는 재사형 정치인으로 유명했다. 또 작은 체구에도 불구하고 강단 있는 성격으로 직언을 서슴지 않았다는 평이다.경남 진해에서 태어난 그는 마산상고를 거쳐 서울대 상대에 진학한 후 야학을 운영했다. 대학 졸업 후에는 고향에서 교직에 있으면서 이승만(李承晩) 정권의 부당성을 고발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1966년 일본 와세다(早稻田)대 대학원 정치학과를 수료했으며, 99년에는 창원대에서 명예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그는 71년 제8대 국회의원에 당선돼 정계에 발을 디딘 뒤 당시 김영삼(金泳三) 신민당 원내총무 아래서 수석부총무로 활약하면서 김 전 대통령과 인연을 맺었다. 10대 국회 때 원내총무를 맡아 '명총무'로 이름을 날려 김 전 대통령은 최근까지도 그를 '황총무'라고 불렀다. 그는 오랫동안 김 전 대통령과 정치 노선을 함께 했으나 97년 신한국당 대선후보 경선 당시 이회창(李會昌) 후보를 지지한 것을 계기로 YS와 정치적으로 결별했다.
79년 YH사건 때는 경찰과 충돌해 병원신세를 져야 했고, 80년 5·17 비상계엄 확대조치 때는 계엄군이 점령한 국회 의사당을 홀몸으로 뚫고 들어가려다가 연행된 사진이 전세계로 타전돼 화제가 됐다.
/김성호기자 shkim@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