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배당투자 "小貪大失" 우려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배당투자 "小貪大失" 우려

입력
2002.12.13 00:00
0 0

연말이 다가오면서 기업들의 배당 공시가 부쩍 늘어나고, 증권사의 배당투자 추천이 잇따르면서 배당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올해 증시가 30일 폐장하는 만큼 결제기간(3일)을 감안하면 26일까지 주식을 사야 배당을 받을 수 있다는 점 때문에 투자자들이 고배당 종목에 눈길을 돌리고 있다. 하지만 자칫 '푼돈'을 노리다 오히려 큰 손해를 볼 수도 있으므로 투자에 주의해야 한다.■외국인 배불리기

우선 지금 배당 관련주를 매입하는 것은 섣부른 '뒷북치기'식 추격 매수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 배당을 많이 하는 기업의 주가는 이미 11월부터 많이 올라있는데다, 그동안 외국인 투자자들이 집중 매수해 지분율이 높은 경우가 많다. 개인들이 추가 매수할 경우 주가 상승으로 외국인의 배만 불려주게 될 것으로 보인다.

전통적인 고배당 종목으로 꼽히는 S-OiL은 8월 이후 외국인들이 꾸준히 매수해 주가가 34%가량 올랐고 외국인 지분율도 41.95%에 이른다. 총 주식 1억1,000만주 가운데 4,720만주를 외국인이 보유하고 있어 이 회사가 지난해와 비슷한 주당 1,875원의 배당을 올해도 할 경우 885억원의 배당금이 외국인들 손에 가고, 주가상승에 따른 34%의 초과수익률도 올리게 된다. 올해 주당 600원의 배당을 실시하는 현대산업개발의 경우도 외국인 지분율이 47.05%에 달해 외국인 투자자들은 212억8,000만원의 배당금을 받게 된다.

이처럼 이미 알려진 고배당 종목보다는 코스닥 실적호전 우량주나 신규등록 기업 가운데 배당률이 높고 주가가 그동안 크게 오르지 못한 종목을 고르는 것이 좋다.

■배당률 뻥튀기 조심

코스닥 기업에 배당 투자를 할 때는 '액면가' 기준 배당률에 속지 말아야 한다. 액면가가 500원, 250원인 기업이 높게는 100%까지 배당률을 공시해 주가가 급등했지만 실제 주가를 감안한 배당수익률은 턱없이 낮다. 동원증권이 최근 현금배당을 공시한 29개 코스닥 기업을 분석한 결과, 현 주가로 나눈 배당수익률이 5%를 넘는 곳은 6종목에 불과했다.

코스닥 등록 기업인 국순당이 액면가(500원) 대비 186%인 주당 933원의 현금배당을 결정, 배당 황제주로 평가받고 있지만 현 주가가 액면가 보다 60배 이상 높은 31만원을 넘고 있기 때문에 지금 100만원을 투자했을 경우 배당수익률은 3만원 정도에 불과하다. 이에 비해 액면가 기준 주식 20%·현금 4%(현금배당 45%정도)를 배당하는 거래소 마니커는 현 주가(1만150원)가 액면가(5,000원)의 2배 수준에 불과해 100만원으로 주식을 살 경우 내년 초 22만원의 수익을 낼 수 있다.

■배당 후 주가하락·세금도 부담

이달 26일까지 배당주 매수가 끝나면 27일부터 주가가 하락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주가가 배당수익률 이상으로 오르면 투자자들이 배당을 받은 후 차익 실현을 위해 앞다퉈 매물을 내놓기 때문이다. 이 경우 뒤늦게 배당주를 산 투자자들은 배당수익률 보다 배당 후 주가하락률이 더 커 손해를 보기 십상이다. 동원증권 방원석 연구원은 "이 같은 위험을 피하기 위해서는 배당투자를 하더라도 기업 실적이 좋고 수익이 지속적으로 호전돼 배당 후에도 주가가 많이 떨어지지 않을 종목을 골라야 한다"고 했다. 1년 미만 보유한 주식에서 나오는 배당수익에 대해서는 16.5%의 높은 배당소득세를 내야 한다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삼성전자 등 간판 기업 배당 인색

올해 상장 기업들이 사상 최대 '배당 잔치'를 벌인다고 하지만, 알고보면 속 빈 강정이다. 배당을 많이 하는 기업은 상장주식수가 극히 적어 유통이 잘 안되거나 대부분 대주주들이 지분을 50% 이상을 소유한 경우가 많다. 삼성전자 SK텔레콤 현대차 POSCO 등 국내 간판기업이 고배당을 한다는 소식은 어디에도 없다. 이들 대기업들은 올해 사상 최대의 실적을 내고도 미국 일본 등 선진 증시 상장기업들은 물론이고 호주 홍콩 등 아시아기업들보다도 배당을 적게 한다.

메릴린치증권은 12일 한국 대표기업인 삼성전자의 올해 배당수익률이 0.8%에 그치고 SK텔레콤도 배당수익률이 0.4%에 불과해 투자자들의 기대치에 비해 배당은 미미해 불만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나마 국민은행과 KT의 배당수익률은 1.9% 선에 이를 것으로 추산됐다.

이는 홍콩상하이은행(HSBC)의 예상 배당수익률 4.9%의 5분의 1에 불과한 수준이며 메릴린치가 추정한 아시아 지역 시가총액 20위권 기업의 올 예상배당수익률 평균치 2.9%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이다.

/김호섭기자 dream@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