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새벽 서울 시청역 인근 N호프집. 자정을 넘긴 시간인데도 빈자리가 없을 정도로 손님들이 넘쳐났다. 서울 을지로의 보험회사에 다니는 강모(28·영등포구 문래동)씨는 "전에는 11시 정도면 지하철 막차를 타기 위해 술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는데 이젠 여유있게 술을 마시게 됐다"고 말했다. 호프집 주인 전모(38)씨도 "며칠사이 매출이 크게 늘어났다"고 흐뭇해 했다. 같은 시각 인근 무교동 길거리엔 귀가를 서두르는 시민들이 '더블'을 부르며 택시잡기에 열을 올리는 평소 모습은 사라지고 빈 택시들이 줄지어 손님을 기다리고 있었다.서울시가 9일부터 지하철을 1시간 연장운행하면서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최대 수혜자는 서울 도심을 비롯한 지하철역 인근 유흥주점. 평균 매출이 20%이상 늘었다고 업소 주인들은 입을 모은다. 도심의 심야영화관에도 밤9시 이후에 찾는 손님들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직접적인 타격을 받는 곳은 택시업계. 지하철이 끊기는 밤 11시부터 새벽까지 피크를 올렸던 택시업계는 지하철 연장운행으로 손님들이 줄어들어 울상이다. 개인택시 기사 김모(47)씨는 "지하철 연장 후 서울 외곽으로 가는 장거리 손님만 택시를 이용하는 실정"이라며 "연장운행 구간이 국철 전구간으로 확장될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강철원기자 str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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