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비수기에도 불구하고 수도권 신규 분양시장의 청약열기가 초겨울 매서운 추위를 무색케하고 있다. 경기 화성 태안, 안산 고잔, 부천 역곡 등 수도권에서 청약을 받은 단지들이 모두 1순위에서 마감되는가 하면 한동안 주춤하던 조합 아파트의 인기가 다시 살아나고 있다. 업계는 브랜드 인지도가 높은 업체들이 분양에 나선 데다 입지여건도 좋아 청약경쟁률이 높았다고 분석, 내년으로 미뤄진 아파트 대기물량들도 순조롭게 소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1순위 마감 속출 대우건설이 9일 안산고잔택지개발지구에서 공급한 '안산고잔 6차 대우드림월드' 1,790가구는 34B 평형을 제외하고 모두 안산시 1순위에서 마감됐다. 이에 따라 이 아파트를 노리던 수도권 1순위자들은 청약기회를 얻지 못하게 됐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안산 고잔지구에서만 6,000여가구의 대우드림월드 아파트가 나와 이 일대가 대우타운으로 개발될 수 있다는 기대감에 수요자들이 몰려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LG건설이 9일 화성시 택지개발지구 인근에서 공급한 'LG 자이' 386가구는 수도권 1순위에서 5.7대1의 높은 경쟁률로 마감됐다. 투기과열지구여서 분양권 전매가 제한되는데도 불구하고 많은 투자자들이 몰렸다. 삼호가 9일 부천시 역곡동에서 선보인 'e-편한세상'은 수도권 1순위에서 평균 7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특히 이 아파트 31평형은 10.9대1의 최고 경쟁률을 보였다. 동문건설이 9일 마감한 구리시 인창동 조합아파트의 경우 267가구 모집에 4,629명의 청약자가 몰려 17대1의 치열한 경쟁률을 보였다. 이에 앞서 대우건설이 지난주 의정부 송산에서 공급한 212가구도 1순위에서 1.3대1의 경쟁률로 마감됐다. 이와 함께 9일 부천 역곡에서 분양한 '부천 역곡 e-편한세상'도 일반분양분 86가구가 7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에 대해 업계 일각에서는 업체들이 미분양을 경계해 분양가를 인하하는 등 가격을 낮게 책정한 것이 실수요자를 끌어들인 주요인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안산 고잔 대우아파트 34평형은 인근 시세보다 1,000만∼4,000만원가량 싼 1억6,500만원에 분양했으며, 화성 태안의 LG자이 33평형도 1억5,900만원으로 인근 시세에 비해 1,000만∼2,000만원가량 낮게 책정했다.
실수요자 위주 시장 재편 대형 건설업체들의 신규아파트 분양이 이처럼 호조인 반면 중소 건설업체들은 고전을 면치 못하는 등 최근들어 청약양극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지난달 인천 2차 동시분양에서 공급된 단지중 4곳은 3순위에서야 겨우 청약을 마쳤으며 최근에 분양한 단지들도 1순위 미달이 잇따르고 있다. 의정부 금오동 우암쎈스뷰, 남양주 평내지구 화성파크힐즈, 고양시 덕양구 동익미라벨2차 등은 3순위에서도 마감을 못하는 미분양 사태를 빚은 데 이어 아직까지 미계약 물량을 처분 못한 평형들이 있다. 수도권 분양시장의 이같은 양극화에 대해 전문가들은 수도권 분양시장의 과열분위기가 가라앉으며 이제는 입지와 브랜드를 철저히 따지는 실수요자 위주로 시장이 재편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화성 태안의 경우 투기과열지구이어서 실수요자 위주로 청약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내집마련정보사 김영진대표는 "수도권시장의 양극화로 이제는 택지개발지구의 편리한 기반시설과 대형 건설업체의 브랜드 파워를 갖추지 못한 아파트는 분양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혁기자 hyuk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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