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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북 미사일선박' 나포 / 풀리지 않는 의문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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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북 미사일선박' 나포 / 풀리지 않는 의문점

입력
2002.12.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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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주도한 미사일 선적 북한 선박 나포는 예멘 인근이 대 테러전의 핵심 전장이라는 점에서 전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예멘은 대 테러전에서 미국에 협조하면서도 북한 미사일을 수입하려 했다. 이번 사건에서 드러난 몇 가지 의문점을 풀어본다.Q. 미사일은 예멘 행이 확실한가

A. 예멘 외무부는 방위를 목적으로 계약에 의해 미사일들을 구입했으며 북한 화물선을 나포한 스페인과 미국에 항의했다고 관영 사바 통신은 전했다. 예멘 당국은 미사일이 자국의 소유라며 반환을 요구했다.

이에 앞서 미 당국은 이 선박이 예멘으로 향하고 있던 것이 확실하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미 언론들은 선적된 미사일이 예멘 정부에 인도될 것이었는지, 아니면 예멘을 경유지로 이라크나 아니면 예멘 내의 알 카에다 또는 다른 조직으로 넘어갈 것이었는지는 여전히 분명치 않다고 보도했다. CNN 방송은 나포 사건 첫 보도에서 이 배가 이라크로 향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가 다시 미 고위관리를 인용, 99% 예멘 행이 확실하다고 수정했다.

Q. 북한과 예멘은 왜 이 시점에 거래했나

A. 예멘이 미국 주도의 대 테러전에다 북핵 사태로 국제 정세가 미묘한 시점에서 왜 굳이 북한 미사일을 구매하려 했는지는 분명치 않다.

예멘은 이미 스커드 B형 미사일 18기를 보유하고 있으며 1994년 내전 동안 일부를 사용했다. 알리 압둘라 살레 예멘 대통령은 1999년과 2000년께 북한의 스커드 C 미사일을 구입했다고 밝힌 바 있다.

예멘 소식통들은 예멘 군이 북한으로부터 이미 구입한 스커드 미사일의 성능을 개선하고 예비 부품들을 구하려고 애써 왔다고 말했다. 미 정보 관리들도 예멘 정부가 한 차원 높은 수준의 미사일 방위 체제를 갖추기 위해 구매를 시도한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Q. 예멘 부근 해상에서 나포한 이유는

A. 북한 출항 시점부터 첩보위성 등으로 소산호를 추적해 온 미국이 굳이 예멘 부근에서 이 배를 나포한 것은 미사일 목적지가 예멘이라는 점을 분명히 하려는 의도가 있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예멘 인접 해상을 택하지 않고 상당히 거리가 있는 공해를 택한 것은 대 테러전에 적극 협력하는 예멘 정부에 부인할 수 있는 여지를 주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미 정부 고위 관리는 나포 지점이 "그럴 듯하게 부인할 수 있는 가능성"과 목적지 항구가 너무 가까웠을 경우 "눈 앞에서 놓칠" 위험성 사이에서 결정된 것이라고 말했다고 CNN 방송이 전했다. 그러나 후에 예멘 당국은 미사일 구매를 공식 시인하고 미국에 항의함으로써 양국 간에 외교 분쟁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1992년 스커드 C 미사일 부품을 싣고 시리아로 가기 위해 이란 반다르 아바스항에 들어가던 북한 선박 대흥호를 놓친 적이 있다. 이 같은 전례 때문에 미 관리들은 이번 작전을 완벽한 성공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워싱턴 포스트가 전했다.

Q. 왜 스페인 해군이 임검했나

A. 스페인 정부와 미국은 사전 조율했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미국이 전면에 나서지 않고 스페인을 앞세운 것은 북한 관련 사안에 조심스럽게 접근하려는 태도라는 관측도 있다. 또 대 테러전 참여국들과의 연대를 과시하려는 목적으로 볼 수도 있다.

미 국방부에 따르면 아라비아해와 인근 해상에서는 미국이 주도하는 대 테러전인 '항구적 자유'에 협력하는 10개 국의 30척 이상 군함이 감시 중이다.

예멘 정부와 교감이 있었는지는 불분명하다. 사건 직후 미 정보 관리가 "예멘 정부는 매우 당황하고 있다"고 말한 점으로 보아 미국이 사전에 작전 정보를 제공하지 않았을 가능성도 있다. 예멘은 1991년 걸프전 때 이라크를 지지했으며, 2000년 10월 알 카에다의 미 군함 콜호 폭파 사건이 일어난 곳이다.

/김범수기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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