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민영방송사들이 경기침체로 인한 광고수입 급감으로 사상 유례 없는 경영난을 겪고 있다. 대외 수출 의존도가 높은 독일은 세계 경제가 위축되면서 3/4분기 실업률이 10%대에 육박하고 있으며, 기업들의 광고비 삭감정책으로 민영방송사들이 직접적인 타격을 입고 있다.민영방송사들은 수개월 째 지속되고 있는 이 같은 전례 없는 경영난을 타개하기 위해 자체적으로 제작하는 프로그램들의 제작비를 대폭 줄였으며 제작비가 상대적으로 적게 드는 수준 낮은 토크 오락 프로그램과 재방송 프로그램의 비중을 늘리고 있다. 민영방송사들은 연례적으로 많은 제작비를 투입해 제작했던 크리스마스 특집 프로그램도 대폭 줄이고, 영화를 재방영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민영방송사 관계자들은 내년에도 경기가 회복될 전망이 불투명하다는 이유를 들어 경기침체가 장기화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이처럼 민영방송사들이 프로그램 제작비를 대폭 줄이면서 군소 외주제작 업체들은 존립의 위기를 맞고 있다. 경기 둔화로 인해 소비가 감소되면서 TV 시청률은 증가하고 있지만 시청률 증가가 광고 수주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방송사들은 광고비 인하 정책을 집중적으로 펴고 있다.
Pro7/Sat1 미디어 주식회사의 시장조사팀은 방송사들의 금년도 전체 TV 광고수입이 약 3억 6,500만 유로(약 4,563억 원) 정도 줄어들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 같은 경기침체의 영향은 민영방송사들뿐만 아니라 라디오 방송사, 신문사들에게까지도 미치고 있다.
전체 재원 중 광고수입이 각기 약 4%와 10%를 차지하고 있는 공영방송 ARD와 ZDF는 아직까지 경기침체로 인한 경영난을 크게 호소하고 있지는 않지만 이러한 경기침체 현상이 장기화할 경우 예외가 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탁재택 KBS 방송문화연구소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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