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장사 배당금이 사상 최대규모를 기록할 전망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배당률이 높아도 액면가 기준이어서 실익이 없는 경우가 많은 만큼, 무턱대고 배당투자에 나서기보다는 배당수익률과 주가전망을 꼼꼼히 따져볼 것을 주문하고 있다.11일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12월 결산 상장기업(금융업·관리종목 등 제외)의 1∼3분기 당기순이익(19조2,031억원)을 기준으로 1999∼2001년 평균 배당성향(18.84%)을 적용한 결과, 올해 배당금이 지난해 수준(3조1,697억원)을 넘어 사상 최대인 3조6,179억원에 달했다. 배당성향이 가장 높았던 지난해(20.77%)를 기준으로 하면 올해 배당금은 5조3,193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상장기업은 99년부터 지난해까지 당기순이익이 늘어난 경우 70% 이상이 배당을 실시했고, 당기순이익이 59.6% 감소한 지난해에도 전체의 64.67%가 배당을 실시한 것으로 조사됐다. 배당성향은 당기순이익에 대한 현금 배당액의 비율. 배당성향이 낮을수록 기업이 거둔 이익에서 주주들에게 돌려주는 몫이 적다는 것을 의미한다.
거래소는 또 주가수준이 지난해와 비슷한데다 저금리 현상이 유지되고 있어 주가 대비 배당금의 비율을 나타내는 배당수익률도 사상 처음 정기예금 금리를 넘어설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배당수익률은 99년 3.2%, 2000년 5.5%, 2001년 4.3%를 기록했다.
거래소측은 "10일 현재 배당수익률이 4.85% 수준이어서, 올해 연간 배당수익률은 5%선을 기록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현재 1년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평균 4.89%.
하지만 전문가들은 배당률이 높아도 현재 주가수준이 높으면 배당수익률은 그리 높지 않을 수 있다고 말한다.
동원증권이 11월 이후 현금 배당을 실시하겠다고 발표한 등록기업 50개를 조사한 결과, 배당수익률이 5% 이상 되는 기업은 6개에 불과했다. 동원증권 방원석 연구원은 "액면가는 높고 현 주가수준은 저평가돼 있는 종목을 골라야 배당수익률이 높다"고 조언했다.
우리증권 송창근 연구원은 "단기 투자자라면 배당도 받으면서 내년 1월 주가상승이 예상되는 정보기술(IT), 유화, 철강, 운송 등 경기에 민감한 배당종목에 관심을 갖는 게 유리하다"고 말했다.
/고재학기자 goindo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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