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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진정 국가를 위한 대선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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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진정 국가를 위한 대선인가

입력
2002.12.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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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선거가 1주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분위기가 달아 올랐다. 후보들은 '새로운 정치', '낡은 정치 타파'를 외치고 있다. 그런데 지금의 정치 환경에서 새로워져야 할 것, 타파해야할 낡은 것은 무엇일까. 기회주의와 탈법 외에 다른 아무것도 없을 것 같다.과거를 되돌아 볼 때 제도나 이념에 있어 크게 잘못된 것은 없었다. 잘못된 게 있다면 우리가 택한 좋은 제도와 이념을 실천에 옮기지 못한데 있는데, 바로 우리 국민의 기회주의와 이기주의 성향 때문이다. 그런데 이번 대선 정국에서 보인 정당과 정치인의 행태는 앞으로도 한국 정치와 한국인은 그대로일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불행한 일이다.

최근 정치인들이 보여온 행태는 기회주의의 극치다. 어느 당은 소속 국회의원들이 일부 탈당하면서 사분오열되는 모습을 보였는데, 알고 보면 모두 자기 당이 대선에 패하기 전에 살길을 찾아서라니 기가 찰 노릇이다. 당이 잘되면 붙어 있고 잘못되면 책임은 아랑곳 없이 다른 당으로 옮기기를 서슴지 않는 것이다.

혼란을 틈 타 별의별 정치집단이 고개를 들고 나오는 상황은 해방 후 정국과 다르지 않다. 이들이 세를 불리기 위해 구 정치인들을 모두 끌어들이고 있다.

또 어디에 붙어야 유리할까 관망하는 정치인, 집권 가능성 있는 쪽에 줄을 대려는 관료나 학자, 이 때다 싶어 이런 저런 지지 성명을 내는 때묻은 정치꾼들이 판치고 있다. 이들은 '기회주의는 이 나라에서 역시 손해가 아니다'고 국민을 향하여 가르치고 있는 셈이다.

언론은 대선 과정 뿐 아니라 이런 장래에 대한 전망을 국민에게 알리고 계몽해야 한다. 언론이 기회주의 정치인들의 곡예 같은 이합집산 과정을 아무렇지도 않은 듯 미주알고주알 보도하면 이들에게 면죄부를 주는 결과를 가져오기 때문이다.

김 삼 오 전 호주국립한국학 연구소 수석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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