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프로농구에서 용병 농사가 한 해의 성적을 좌지우지 한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매년 7월 시카고에서 열리는 트라이아웃에 팀 운명을 걸고 있는 까닭도 그래서다. 산전수전 다 겪은 내로라 하는 승부사들도 '3일간의 도박'에 감독의 목숨을 걸고 있다. 행여 운이 좋은 감독은 흙 속에 묻힌 진주를 찾아 우승전력으로 급부상하기도 하지만 용병 때문에 최상급의 국내 선수를 보유하고도 하위권에 처지는 팀도 있다.11일 현재 20경기(정규리그 54경기)를 치렀지만 벌써 절반 이상의 용병들이 코리안드림을 포기하고 보따리를 챙겨 돌아갔다. 용병을 1명도 교체하지 않은 팀은 여수코리아텐더, 원주TG, 창원LG, 안양SBS, 인천SK 등 5개 팀에 불과하다. 10개 팀 감독을 상대로 최고의 용병과 용병 베스트5를 선정해보았다.
■용병을 교체한 팀은 우승하지 못한다
지금까지 6시즌을 돌아보면 용병을 교체한 팀이 우승한 전례가 없다. 그만큼 용병의 전력이 팀 성적을 좌우하는 최대변수로 작용했다. 10개 팀 감독중 울산모비스 최희암 감독을 비롯한 6개 팀 감독이 지난시즌 용병 MVP 마르커스 힉스를 올 시즌 최고의 용병으로 꼽았다. 반면 서울삼성 김동광 감독 등 4명은 서울SK의 리온 트리밍햄을 최고의 용병으로 지목했다.
전주KCC 신선우 감독은 "힉스는 인사이드 공격은 물론 외곽슛 능력까지 지닌 만능플레이어"라며 "자신에게 협력수비가 들어왔을 때 외곽으로 공을 내주는 어시스트 능력까지 갖추는 등 공수의 폭에서 트리밍햄보다 낫다"고 평가했다.
이에 반해 원주TG 전창진 감독은 "트리밍햄은 기동력은 물론 미들슛 능력과 수비력까지 갖췄다"며 "힉스와 비교하자면 파워에서 한 수 위이다. 한 마디로 힉스보다 선이 굵은 농구를 한다"고 평가했다.
힉스와 트리밍햄 이외에 가장 많이 베스트 5에 거론된 용병은 두 차례 득점왕에 오른 유일한 백인용병 에릭 이버츠(코리아텐더)를 비롯, 데릭 존슨, 데이비드 잭슨(이상 TG) 조니 맥도웰(인천SK) 등이다. 1위와 2위를 달리고 있는 TG와 여수코리아텐더는 용병을 한명도 교체하지 않았고 용병 베스트 5에 모두 거론돼 선두권 유지가 용병 덕분임을 입증했다.
■그렇다면 역대 최고의 용병은
10개 팀 감독이 뽑은 역대 최고용병에는 제이슨 윌리포드(구 기아)와 재키 존스(KCC)가 올랐다. 둘다 2표씩 얻었다. 동양 김 진 감독이 로렌조 홀(구 현대), TG 전창진 감독이 칼레이 해리스(나래), 삼성 김동광 감독이 래리 데이비스(SBS)를 각각 지목했다. 하지만 정덕화 SBS감독이 조니 맥도웰(인천SK), 서울SK 최인선 감독이 리온 트리밍햄(서울SK), 인천SK 유재학감독이 마르커스 힉스(동양) 등 현재 코트에서 뛰고 있는 현역을 최고용병으로 꼽아 눈길을 끌었다.
/이왕구·박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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