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지의 제왕'과 '해리포터'의 두번째 시리즈를 더욱 매력적으로 만든 것은 디지털 캐릭터.'반지의 제왕―두개의 탑'의 조연 골룸(사진 위)은 "평생 마약에 쩔어 지낸 환갑 나이의 마약 중독자를 모델로 하라"는 감독 주문에 따라 만들어진 것. 반지를 빼앗으려다 프로도에게 잡힌 후 요정의 밧줄에 결박당한 후 골룸은 마치 금단 증상을 보이는 중증 중독자처럼 괴로워한다. '스미골' 골룸은 선과 악의 내면이 끊임없이 충돌을 일으키는 인물.
골룸은 연극 배우인 앤디 서키스가 고양이의 미세한 움직임까지 관찰한 후, 하나하나 동작을 촬영한 후 모션캡쳐 방식을 통해 디지털로 옮긴 것. 얼굴 표정만 250가지에 거칠게 주름이 잡힌 사실적인 피부와 시시때때로 '잔머리'를 굴리는 듯한 눈동자의 움직임은 압권. 벌써부터 "내년 오스카 조연상 후보감"이라는 말이 돌고 있다.
'해리포터와 비밀의 방'의 새로운 캐릭터인 집요정 도비(사진 아래)는 골룸보다는 훨씬 귀여움이 강조됐다. "도비는 알고 있어요" 식으로 자신을 3인칭으로 말하는 것은 골룸과 비슷하나, 좌충우돌하며 문제를 많이 일으키면서도 해리 포터의 안전을 걱정하는 충직한 요정. 도비는 평생 옷을 갈아입지 않은 누더기지만 '귀엽고 껴안고 싶은(Cute And Cuddly)' 캐릭터로 설정, 조지 루카스의 ILM에서 100% 디지털로 움직임을 만들어냈다. 피부와 눈썹 등은 생물을 모델로 한 듯 매우 자연스럽다.
도비가 그저 귀여운 말썽꾸러기인데 반해 골룸은 선악의 유혹에 시달리는 다중적 캐릭터여서 아무래도 성인 관객은 골룸의 매력에 더욱 쉽게 빠질 것 같다.
/박은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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