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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일기" 최종회, 잔잔하고 차분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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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일기" 최종회, 잔잔하고 차분하게…

입력
2002.12.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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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잔잔하고 조용하게.MBC 농촌드라마 '전원일기'(극본 김인강 황은경, 연출 권이상)의 마지막 회 윤곽이 드러났다. 29일 1,088회로 막을 내리는 국내 최장수 드라마 '전원일기'는 "마지막 회는 뭔가 다를 것"이라는 시청자 기대와는 달리,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양촌리 사람들의 일상을 잔잔하게 그린다. 김 회장 내외(최불암 김혜자)도 여전하고, 할머니(정애란)도 계속 살아있다. 과거 방송내용을 편집해서 내보내는 극적장치도 없다.

마지막 회 주인공은 김 회장. 한 해가 저물어 가던 어느날 그에게 동네 원동계(源洞契) 회장을 맡아달라는 요청이 들어온다. 원동계는 동네 대소사를 주관하는 전통 향약식 자치조직. 김 회장은 명예직이자 봉사직인 원동계 회장을 통해 뭔가 인생의 마지막 보람 있는 일을 해보고 싶어 하지만 가족들의 만류로 고민에 빠진다.

나이와 건강을 이유로 반대하는 아들(김용건 유인촌)과 며느리(고두심 박순천)를 바라보며 "어느새 저렇게 장성했을까" 대견해 하는 김 회장. 이 일을 계기로 김 회장 내외가 새삼 자신과 가족이 살아온 길을 되돌아보면서 '전원일기'는 22년 2개월 방송의 막을 내린다. 그나마 대미를 장식하는 분위기는 김 회장의 회상 장면에서 약간 나올 예정.

현재 제작진은 11일 경기 양평군 양수리에서 야외 촬영을 끝내고 16일 여의도 MBC 스튜디오에서 실질적인 마지막 촬영을 앞둔 상태. 마지막 회 제목은 촬영이 끝난 다음 정해진다.

권이상 PD는 "출연진이나 제작진 모두 가뜩이나 심란한데 날씨까지 추워 더욱 마음 고생이 심했다. 월요일마다 스튜디오 촬영을 했기에 16일 촬영이 끝나면 제작진이나 출연진 모두 월요병에서 벗어날 것 같다. 내용은 예전과 별 차이 없지만 영상만큼은 과거를 되짚어보는 느낌이 들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작가 김인강씨도 "'전원일기' 마지막 회를 크게 다루는 것을 모두 원하지 않았다. 배우도 많이 지쳤다. 모두 조용히 지나가길 원했다. 늙고 낡기는 했지만 아버지와 어머니의 현재 모습과 심정을 차분히 조명하고, 그들이 지난 삶을 되돌아보는 것으로 마지막 회를 끝내고 싶었다"고 말했다.

/김관명기자 kimkwmy@hk.co.kr

이종도기자 ecr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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