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미군 장갑차에 의한 여중생 사망사건과 관련, 한국민에게 "두 명의 어린 소녀 죽음에 매우 심심한 사과(deepest apologies)를 전해줄 것"을 당부했다고 방한중인 리처드 아미티지 미 국무부 부장관이 10일 밝혔다.아미티지 부장관은 이날 최성홍(崔成泓) 외교장관과 면담하기에 앞서 기자들에게 이같이 밝혔다. 부시 대통령의 사과 메시지는 지난달 27일 토머스 허바드 주한미대사를 통해 발표한 사과 이후 두 번째이다. ★관련기사 8면
아미티지 부장관은 이에 앞서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을 예방한 자리에서 "이번 방한의 가장 큰 임무는 사망한 여중생에 대한 미국 정부의 진지한 애도와 사과의 뜻을 전달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최근 한국에서의 시위에는 한국민의 자존심이 걸려 있다고 본다"면서 "이번 방한을 통해 미국이 한국민을 존중하고 있다는 점이 이해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정부 당국자는 "아미티지 부장관을 통한 사과 전달은 국내의 부시 대통령 직접 사과 요구를 충분히 염두에 둔 것"이라고 말했다.
한미 양국 정부는 이날 협의에서 한미주둔군지위협정(SOFA)의 운용상 개선에 적극 협력하고 여중생 사망사건과 유사한 사건재발 방지책을 조속히 마련키로 합의했다.
아미티지 부장관은 "한국측의 충고를 경청했다"면서 "앞으로 개최될 한미 당국자간 회의가 유사 사고의 재발 방지와 SOFA 운영 개선을 위한 소중한 기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미 양국은 11일 이태식(李泰植) 외교부 차관보와 차영구(車榮九) 국방부정책실장, 에번스 리비어 주한 미 공사와 찰스 C 캠벨 주한미8군사령관이 참가하는 외교·안보당국간 '2+2' 고위급 협의를 열고 세부적인 SOFA 개선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아미티지 부장관은 이날 연쇄 면담에서 이라크전 발발 시 지원을 요청하고 북한 핵문제에 대한 양국 공동 대응 방안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진동기자 jayd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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