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2차 TV토론에서는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후보와 민주노동당 권영길(權永吉) 후보 간의 설전이 1차 토론 때보다 한층 뜨거웠다두 사람의 논쟁은 대우자동차 매각 등을 둘러싼 양자 토론 때 절정에 이르렀다. 노 후보는 "민노당은 대우차와 삼성차 매각에 적극 반대해왔는데 당시에 팔리지 않았다면 폐업됐을 것"이라며 권 후보를 몰아세웠다. 권 후보는 "대우차를 외국기업에 헐값으로 매각하지말고 국민기업으로 만들자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노 후보는 이를 받아 "국민기업이 성공한 사례는 많지 않다"며 "비현실적 주장을 하면 안 된다"고 맞받아쳤다.
권 후보는 "노 후보가 지난 달 대우자동차를 방문했을 때 노동자로부터 삶은 달걀을 받았다고 했지만 사실은 관리직이 갖다 준 것"이라고 주장했다. 노 후보는 지난해 5월 민주당 상임고문 시절 대우자동차 매각문제로 농성이 벌어지던 부평공장 방문 시 매각의 필요성을 설득하다 근로자들로부터 날계란 세례를 받았었다. 이에 대해 노 후보는 "관리직인지 아닌지 처음 듣는 얘기"라며 "나는 노조위원장의 초청을 받고 대우차를 방문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무역개방 문제 토론에서 권 후보가 한·칠레 무역협정 비준 거부, 농가 부채 국가 책임 등을 주장하자 노 후보는 "권 후보의 말은 시원시원하지만 실제로 그렇게 안되니까 문제"라며 "현실을 인정하면서 주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권 후보는 "비현실적이라고 하지만 그래도 나는 떼를 좀 쓰겠다"며 물러서지 않았다.
권 후보는 노 후보의 공세가 계속되자 "오늘에야 비로소 노 후보와 나의 차이가 확연히 드러났다"며 반격을 가하기도 했다. 권 후보는 또 토론 초반 노 후보가 재벌개혁을 강력히 주장하자 "노 후보가 재벌 출신인 정몽준(鄭夢準) 대표와 단일화하지 않겠다고 하다가 결국 단일화를 했는데 재벌과 합작회사를 만들어 재벌개혁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쏘아붙였다.
/김광덕기자 kd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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