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지하철 연장 운행이 10년 만에 재개된 10일 새벽 각 지하철역에는 전동차를 타려는 시민들로 붐볐다. 그러나 일부 노조원들의 시위로 운행에 차질이 빚어지고 노조측이 파업을 선언하는 등 초반부터 삐걱거리고 있다.■시민들은 대체로 반겨
평소 같으면 출입구에 셔터가 내려졌을 지하철역엔 자정이 넘어서도 귀가하는 승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동대문운동장역과 종로역, 강남역 등 시내 번화가에 위치한 지하철역은 전동차를 타려는 사람들이 몰려 출근시간을 방불케 했다. 시민들은 영하로 떨어진 추운 날씨에 20여분 간격으로 오는 전동차를 기다려야 했지만 자정을 넘어 운행되는 지하철을 반겼다. 하지만 철도청 불참으로 서울시내로 연장운행이 한정되면서 수원, 인천 등 수도권 승객들은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며 불만스러운 표정이었다. 송모(45·의정부시 가능동)씨는 "반쪽 연장운행이라 평소처럼 창동역에서 내려 버스나 택시로 갈아타야 한다"며 아쉬워했다. 서울시는 이날 1만9,800명이 심야 지하철을 이용한 것으로 집계했다.
■버스업체들은 유보적
지하철에 맞춰 연장운행에 들어간 시내·심야좌석버스 업체들은 "심야승객이 있긴 하지만 좀 더 두고봐야 한다"며 유보적인 입장을 보였다. 강남역에서 수지를 잇는 6800번을 운행하는 (주)경기고속 관계자는 "새벽1시 이후 승객이 평소 16∼18명 수준인데 5명 정도 늘어났다"고 말했다. 38번 등 5개 노선을 운행하는 진양교통 측은 "자정이후 지하철역마다 평균 10명 안팎이 이용했지만 30∼40명은 돼야 적자를 면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당분간 파행 불가피
도시철도공사 노조의 파업선언과 서울지하철노조의 운행정지 가처분신청 등으로 당분간 서울시와 극한 대립이 불가피해졌다. 서울시가 노조와 협의 없이 대체근로자를 투입, 노동법을 위반한데다 비숙련직의 지하철 운행으로 안전사고 위험을 높이고 있다는 게 노조측의 주장이다. 이에 앞서 도시철도공사 노조원 250명이 10일 0시께 5호선 군자역 선로 등을 점거하며 시위를 벌여 열차운행이 중단되는 등 노조원들의 물리적 저지도 잇따를 전망이다. 여기에 철도노조와 인천지하철노조 등도 지하철 연장운행에 강력히 반발하고 있어 파행사태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김동국기자 dk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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