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임 재무부장관에 내정된 것으로 알려진 존 W 스노(63·사진)는 폴 오닐 전 장관과 마찬가지로 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대표적인 규제 철폐론자다.1965년 버지니아 대학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은 그는 제럴드 포드 정부에서 교통부 차관보로 공직에 몸담았다. 이후 77년 동부 지역 최대 화물운송철도회사인 지금의 CSX사에 정부관계 부사장으로 발탁된 후 회장이자 최고경영자의 자리까지 오른 전형적인 '철도맨' 이다.
금융에 거의 식견이 없었던 폴 오닐 전 장관에 대한 비판을 감안하면 산업계 인사가 또다시 후임으로 낙점된 데 대해 이견도 적지 않다. 그러나 백악관은 오닐 전 장관의 경질 사유가 경제기조 자체가 아닌 의회와 국민에 대한 의사소통에 있다고 판단, 의회와 정부 인사들과 매우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그를 최적의 후보로 판단했다.
실제로 그는 공화당은 물론 민주당 의원들과도 격의 없이 농담을 주고받을 수 있는 몇 안 되는 실물경제 인사로 정평이 나 있다. 공화당원이지만 그에게 개인적인 반감을 품는 민주당 의원이 거의 없어 이같은 폭넓은 인맥이 최대 재산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올초 기업회계부정의 소용돌이 속에 기업의 윤리적 책임감을 묻는 컨퍼런스 보드 기업지배구조위원회의 공동위원장을 맡아 기업부패를 '도덕적 암' 이라고 강도 높게 비난, 도덕성 회복을 주장했다.
그의 첫번째 과제는 다음달 발표될 예정인 감세정책을 의회와 유권자들에게 납득시키는 일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그러나 인사청문회에서 민주당측이 오닐과 다를 것 없는 그의 배경과 조지 W 부시 정부의 경제기조를 문제 삼겠다고 나서 임명 과정에서 진통을 겪을 가능성도 있다.
민주당 일부에서는 특히 그의 재산축적 과정을 주시하고 있다. 그는 CSX 회장이자 CEO로 재직하면서 최소 125만 달러의 연봉과 2년 간 75만 달러의 컨설팅 수입, 매년 연봉의 120%에 이르는 보너스를 받고 있으며, 별 사유가 없는 한 평생 회사 비행기를 사용할 수 있는 혜택을 보장받고 있다.
/황유석기자 aquari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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