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쇼핑몰은 불황기에 더욱 강하다'소비심리 위축으로 국내 백화점들이 올해 '제로 성장'에 그친 데 반해 인터넷 쇼핑몰들은 매출이 30∼120% 늘어나는 호황을 누린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주요 인터넷 쇼핑몰들은 올해 온라인 유통업체로서는 사상 최초로 흑자를 기록할 것이 확실해, 올해가 온라인 쇼핑몰이 제3의 유통 채널로 자리매김하는 '원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온라인 쇼핑몰 선도업체인 LG이숍은 9일 올 한해 잠정 매출액이 총 2,800억원으로 지난해(1,090억원)에 비해 180% 가까이 증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상 이익도 지난해 9억원 적자였던 것이, 올해는 매달 4∼5억원씩 순이익을 내 연말까지 50억원의 흑자가 예상된다는 것. 지금까지 온라인 쇼핑몰 업계에서 월 단위로 영업 이익이 난 적은 있었지만 연간 기준으로 흑자가 발생한 적은 한번도 없었다.
한솔CSN이 운영하는 한솔CS클럽은 올해 3·4분기까지 매출액이 지난해 연간 매출액(1,703억원)을 이미 초과한 1,742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한솔CSN은 불황기였던 올해 3월 첫 월간 흑자를 낸 데 이어 8, 9월에도 연속 흑자를 유지, 내년에는 첫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인터파크도 올해 11월까지 매출 누계가 전년동기(530억원) 대비 123% 신장한 1,184억원을 기록했다고 이날 발표했다. 인터파크는 올해 매출액 2,000억원 돌파를 기정사실화 하고 있다.
SK디투디도 올해 10월까지 총 1,270억원의 매출을 기록, 전년 동기 대비 30%가 넘는 견고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SK디투디는 올해 클리오케이, 위드위드 등의 통합 및 분사 과정에도 불구하고 고성장세를 유지, 내년에는 성장률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온라인 쇼핑몰들의 이 같은 고성장은 롯데, 현대, 신세계 등 '빅3' 백화점이 올해 '매출 신장률 0%'의 부진을 보이는 것과는 극히 대조적이다. 상황이 다소 나은 국내 유수 할인점들도 올해 성장이 한자리수에 그쳤다.
국내 인터넷 쇼핑몰들이 견실한 성장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소비 심리 위축이 큰 영향을 준 것으로 유통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소비 심리가 위축되면서 가격 경쟁력으로 승부하는 인터넷 쇼핑몰에 상대적으로 많은 소비자들이 몰렸다는 것이다. 여기에 인터넷 쇼핑몰의 보안 및 결제시스템 등 인프라가 강화하면서 온라인 쇼핑에 대한 소비자 인식이 개선된 것도 매출 신장에 한 몫을 했다.
온라인 홈쇼핑 관계자는 "전반적인 소비 심리가 위축되면서 집에서 저렴하게 쇼핑하는 분위기가 퍼져 온라인 쇼핑몰이 높은 성장세를 탔다"며 "일부 쇼핑몰의 경우 올해 전체적으로 흑자가 날 것으로 보여 올해가 온라인 쇼핑몰이 확실한 제3의 유통채널로 자리잡는 원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송영웅기자 hero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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