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마루한컵 2002 한일여자프로골프대항전(총상금 4,500만엔)에서 처음으로 우승했다.한국은 8일 일본 오사카 한나CC(파72)에서 스트로크 매치플레이로 열린 대회 최종라운드서 박세리(25) 김미현(25·KTF) 박지은(22·이화여대) 등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3인방을 앞세워 16점(8승4패)을 보태 총점 30점으로 18점을 획득하는데 그친 일본을 제압했다.
이로써 한국은 1999년 대회 창설 이후 첫 우승컵과 더불어 우승상금 2,800만엔을 챙겼다. 2000년 대회에서 2승을 따낸 데 이어 올해에도 2승을 거둬 우승의 주역이 된 박세리가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박세리와 함께 김미현 장정(22) 한희원(24·휠라) 등이 이틀 연속 승리했다.
전날 홀 매치플레이로 열린 경기에서 주장 구옥희(47)를 필두로 박세리 김미현 한희원 등이 승리해 6승2무4패, 14-10으로 앞선 한국은 대회 이틀째 스트로크 매치플레이에서도 일본을 압도했다.
한국은 첫 주자로 나선 구옥희가 오카모토 아야코(51)에게 2타 뒤져 1승을 먼저 내줬다. 하지만 올 국내여자프로골프 상금왕과 신인왕을 거머쥔 두번째 주자 이나미(21·이동수패션)가 버디만 5개를 잡아 5언더파 67타를 쳐 이븐파에 그친 기무라 토시미(34)를 물리친 것을 시작으로 강수연(26) 장정(22)이 잇따라 이겨 단숨에 승점 6점을 보탰다. 고우순(38)이 히고 카오리(33)에게 덜미를 잡혔으나 김미현이 퍼팅난조에도 불구하고 구보 미키노(29)를 1타차로 따돌린데 이어 박지은도 후지이 카스미(35)를 역시 1타차로 제쳐 승점 4점을 추가, 우승을 목전에 뒀다.
한국팀의 우승을 확정지은 선수는 박세리였다. 치통에다 감기몸살까지 겹쳐 컨디션이 최악인 상태에서도 첫날 홀 매치플레이에서 4홀을 남겨놓고 5홀차로 승리했던 박세리는 이날 전반 9홀에서 버디만 5개를 낚는 등 올 LPGA투어 5승에 상금랭킹 2위에 오른 저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후반 9홀에서 보기 2, 버디 1개로 1타를 까먹었으나 4언더파 68타를 쳐 1언더파의 후쿠시마 아키코(29)를 가볍게 물리쳤다. 박세리의 승점 2점 추가로 한국은 총점 26점을 따내 나머지 경기결과에 관계없이 정상에 올랐다.
/오사카=정연석기자 yschung@hk.co.kr
■ 박세리 인터뷰
마루한컵 2002 한일여자프로골프대항전에서 2승을 따내 한국의 간판스타로서 면모를 유감없이 과시, 대회 MVP로 뽑힌 박세리(25)는 "목표로 한 우승을 달성해 정말 기쁘다. 내년시즌에는 LPGA투어에서 7승 정도를 거두고 싶다"고 말했다.
-한국이 첫 우승을 차지했고 MVP로 선정됐다.
"팀워크가 좋았던 게 우승의 원동력이다. 다른 경기보다 중압감이 컸다. 시즌을 마감하면서 국가대항전에서 이겨 너무 기분이 좋다."
-약 한 달간 치통에 시달린데다가 감기몸살까지 겹쳐 경기하기가 쉽지 않았을 텐데.
"밤새 기침을 많이 해 숙면을 취하지 못했다. 경기중에도 콧물이 나와 애를 먹었다. 대회 시작 전까지 걱정을 많이 했다. 경기에 몰입하다 보면 아픈 것도 잊는다. 몸 상태는 많이 좋아지고 있다."
-개인캐디가 아닌 하우스캐디를 동반했는데 경기하는데 어려움은 없었나.
"그런 이유 때문에 정신을 바짝 차렸다. 사실 파트너와 호흡을 맞추기가 쉽지 않았다. 하지만 하우스캐디가 정말 잘 해줬다. 거리측정도 정확했다."
-앞으로 일정은.
"일단 대전집에서 머물 예정이다. 1월에 올랜도로 가서 내년 시즌에 대비, 스윙교정을 할 생각이다. 또 시즌 막판에 체력이 많이 떨어져 고전했다. 체력훈련도 많이 하겠다."
-내년 시즌 목표는.
"지난 2년간 꾸준한 성적을 올렸다. 내년시즌에도 올해처럼만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욕심을 낸다면 올해보다 1, 2승 더 따내 시즌 7승 정도를 거두고 싶다."
/오사카=정연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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