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하철 막차를 1시간 연장 운행하는 문제로 마찰이 커지고 있다. 노사 간 합의사항을 서울시가 노조와 사전 협의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추진한 탓이다. 이 문제에 관련된 노조는 4개나 된다. 이들 노조는 저지투쟁을 벌이면서 3개월 간 시험운행부터 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서울시는 합의가 안되더라도 비노조원을 동원해 9일부터 강행하겠다는 입장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엉뚱한 문제가 불거질 수 있고, 협상과정에서 노조를 무마하려고 무리한 약속을 할 경우 후유증이 생길 수도 있다.굳이 대선을 열흘 앞두고 강행하려 하는 이유에 대해서도 이 시장이 서울시장이냐, 한나라당 선대본부장이냐 하는 말이 나오고 있다. 이 시장은 취임공약을 추진하다가 또 한 번 평지풍파를 일으킨 꼴이 됐다. 지하철 심야운행을 반대하는 시민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좋은 일이라고 해서 민주적 절차를 무시해도 되는 것은 아니다. 모든 행정은 추진방식이 깔끔할수록 더 빛이 난다.
그동안 이 시장은 정책검토와 협의를 제대로 거치지 않은 사업을 마구잡이로 발표부터 함으로써 말썽을 빚곤 했다. 시청 앞 광장 조성계획은 도로관리자인 서울경찰청과 상의하지 않았고, 서초구 정보사터의 공원화 계획은 토지소유자인 국방부와 협의없이 발표, 반발을 자초했다. 동대문운동장의 주차장 활용도 공원화 공약을 뒤집어 해당 자치구가 반박성명을 내는 일이 벌어졌다. 청계천 복원, 강북 뉴타운 개발이나 마곡지구 개발도 시민과의 합의나 부수적인 대책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
이 시장은 직원들에게 경영마인드를 가질 것과 변화할 것을 누누이 강조하고 있지만, 먼저 바뀌어야 할 사람은 이 시장이다. 그는 아직도 지금을 군사독재식 개발시대로 오해하고 있거나 자신을 현대건설의 대표쯤으로 착각하는 것 같다. 이 시장은 시정 운영방식을 고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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