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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 붐 앤 버블 / "세계경제의 위기 원인은 과잉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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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 붐 앤 버블 / "세계경제의 위기 원인은 과잉투자"

입력
2002.12.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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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브레너 지음·정성진 옮김 아침이슬 발행·1만3,900원세계 경제는 언제까지 침체일로를 걸을 것인가. '좌파 경제학의 이단아'로 불리는 로버트 브레너(59·사진)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 교수의 전망은 밝지 않다. 그는 세계 경제의 위기가 노동자 투쟁에 따른 이윤 압박이 아니라 자본들의 무한 경쟁으로 과잉 생산과 과잉 설비를 초래한 결과라는, 좌파 경제학의 통설을 뒤엎는 주장을 한다. 2002년작 '붐 앤 버블 ― 호황 그 이후, 세계 경제의 그늘과 미래'에서 브레너는 최근 2, 3년 간의 경기 침체가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고 단정한다. "1973년 이후 20년 이상 계속된 세계 경제의 침체를 낳은 요인들과, 이러한 요인들이 1990년대 이후 계속 작용하는 수준을 파악하지 않고서는 호황, 거품, 불황으로 이어진 지난 10년의 상황을 진지하게 분석할 수 없다."

브레너가 지적하는 경기 침체의 요인은 제조업 부문의 과잉 설비와 과잉 생산이다. 20년간 계속된 과잉 투자로 대규모 매물 고정 자본이 발생했다. 기업의 이윤율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오늘날 불황으로 치닫게 된 근본적인 원인이기도 하다. 주가가 급속하게 상승하던 1997∼2000년 중 비금융법인 부문의 이윤은 20%의 하락세를 기록했다. 주가 상승세와 이윤 하락세의 괴리는 필연적으로 붐 앤 버블(호황과 거품)을 꺼뜨릴 수밖에 없었다. 이 같은 주장을 토대로 브레너는 20여 년이라는 긴 불황의 뿌리를 가진 만큼 세계 경제가 당분간 침체에서 벗어날 수 없으리라는 어두운 전망을 내놓는다.

1997, 98년 국제통화기금(IMF) 체제 아래 놓였던 한국에 대한 진단도 잊지 않았다. 한국이 1999년 들어서 놀라운 회복을 이룬 것은 사실이지만 "이 회복은 조만간 꺼질 운명이었던 미국의 주가 거품에 의존했기 때문에 환상"이라고 단언한다. 미국의 위기는 그 자체로 한국의 불황을 의미한다는 것이다.

/김지영기자 kimj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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