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현지시각) 막을 내린 한미연례안보협의회(SCM)에서도 가장 주목이 된 의제는 한미주둔군지위협정(SOFA)이었다.국방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한미 양국이 SOFA 운영절차를 개선키로 '사실상'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양국 국방장관 회담 후 열린 공동기자회견에서 이 대목이 언급되지 않아 실제로 어느 수준의 합의가 있었는지에 대해 의구심이 일고 있다. 당초 SOFA 문제는 이번 SCM의 의제에 포함되지 않았으나 국내 반미감정을 의식한 한국측의 적극적인 요청에 따라 의제로 긴급 채택됐다는 후문이다.
그러나 회담 결과는 국민들의 SOFA 개정 요구를 충족시키기에는 크게 미흡한 것으로 평가된다. 도널드 럼스펠드 미 국방장관은 기자회견에서 SOFA 운영절차 개선 문제를 언급조차 않은 것은 물론, "(SOFA) 내용을 변경하더라도 그 같은 사고를 방지할 수 없었을 것"이라며 '합의'표현을 극구 피했다.
이에 대해 우리 측은 "공동성명에 '럼스펠드 장관이 SOFA의 이행개선에 대한 이 장관의 설명을 주의 깊게 경청하였다'고 삽입한 것은 미측이 사실상 운영절차 개선에 합의한 것으로 해석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미국이 SOFA 개정도 아닌, 운영절차 개선에도 끝까지 공식합의를 하지 않은 데는 나름대로 계산이 담겨있다. 즉 한국 내의 반미감정을 의식해 어쩔 수 없이 모양새는 취하면서도 반드시 개선 결과를 내야하는 부담은 지지않겠다는 것이다.
/워싱턴=권혁범기자 hb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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