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수대교 붕괴 때 건설업자나 설계자는 붕괴를 모의하지 않았지만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형을 선고받았습니다. 운전병, 관제병, 지휘관도 마찬가지입니다."5일 낮 서울대 학생회관 앞에서 서울법대 '분노하는 고시생 연합' 주최로 열린 미군 궤도차량 여중생사망사건 모의재판장. 검사 역을 맡은 신민영(申敏永·24·법대4)씨가 피고인들에 대한 공소장을 읽어 내려갔다. 1시간여에 걸친 검사와 변호인의 공방이 벌어진 후 재판장은 관객들의 의견을 물어 재판부 합의과정을 대신한 뒤 판결문을 만들었다. 곧 운전병 마크 워커, 관제병 페르난도 니노에게 금고 5년 형, 러센 크리스토퍼 44공병대장 등 지휘관 4명에 대해서도 같은 혐의로 금고 1년형이 선고됐다. 재판장은 주민들에게 훈련시간을 미리 알리지 않고 도로 폭보다 넓은 궤도차량이 교행했고 미숙한 병사에게 운전을 맡긴 점 등을 선고이유로 들었다.
신씨는 "1차 시험이 70여일 밖에 안 남았지만 법학도로서의 자존심을 세우기 위해 3명의 다른 법대생들과 함께 재판을 계획했다"며 "합당한 판결을 위해 현직검사, 사법연수원생, 민변 등 선배들에게서 조언을 구했다"고 말했다.
/정원수기자 noblelia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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