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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가계 빚 급증 예삿일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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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가계 빚 급증 예삿일 아니다

입력
2002.12.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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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 빚이 너무 많아 대량 파산 사태가 우려되고 있다. 빚은 상당 부분 갚을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서고 있는데다 앞으로 계속 늘어날 전망이어서 자칫 또 다른 경제위기를 초래하지 않을까 걱정이다.한국은행은 9월말 현재 가계 빚은 총 424조3,000억원, 가구 당은 2,906만원이라고 밝혔다. 가구 당 빚은 연말에는 3,000만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가계 빚이 국내 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75%로 1년 만에 17%포인트나 급등했다. 이 같은 비중은 미국과 비슷하나, 미국은 대부분이 만기가 10년 이상인 장기인 반면 우리는 단기가 80% 이상이어서 가계와 금융기관에 미치는 영향이 더 크다.

문제는 중산층 이하다. 한은은 가구 당 빚 규모가 아직은 감당할 수 있는 정도라고 밝히고 있지만, 연간 개인 가처분 소득 대비 가계 빚 비율이 100%를 넘어선 데다, 소득 상위 5%가 전체 금융자산의 38%를 차지하고 있는 점 등으로 보아 중산층 이하는 이미 빚을 갚을 수 없는 단계에 이른 것으로 판단된다.

이런 사태의 1차적인 책임은 일단 쓰고 보자는 식으로 돈을 빌린 개인과 단기 이익에만 집착한 은행에 있지만 정부도 그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 정부는 그 동안 경기 활성화를 내세워 저금리를 고집했다. 하지만 저금리 유지 정책은 경기를 부양하기 보다는 각종 부작용을 더 많이 낳았다. 개인과 은행들의 무분별한 거래는 정부가 부추긴 셈이다.

정부의 뒤늦은 가계대출 억제는 서민들에게 더 큰 부담을 안기고 있다. 은행 대출이 막혀 금리가 높은 제2 금융권이나 사채를 찾을 수밖에 없다. 최근 2∼3배 이상 증가한 제2 금융권 대출이 이를 뒷받침한다. 모두가 빚이 빚을 부르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을 수 있는 대책을 강구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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