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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내·동원동 일대등 난개발 "몸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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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내·동원동 일대등 난개발 "몸살"

입력
2002.12.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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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교신도시 개발예정지에 인접한 경기 성남시 분당구 궁내동 궁안마을은 최근 거대한 공사장으로 변했다. 하루종일 대형 덤프트럭이 굉음을 내며 오가고 사방에는 온통 건축자재 등 폐기물이 널려있다. 주민 김모(65)씨는 "불과 2∼3년 전만해도 논과 밭이었는데 이제는 빌라로 꽉 찼다"며 "잠만 자고 일어나면 빌라와 전원주택이 들어서 있을 정도"라고 탄식했다.■또다른 난개발 기생도시

택지개발사업지구로 지정된 판교일대에 각종 개발행위가 제한되자 상대적으로 개발이 용이한 궁내동 백현동 금곡동 동원동 등 외곽지역이 난개발로 몸살을 앓고 있다. 판교에 2011년까지 인구 10만 명을 수용하는 대규모 신도시가 만들어지면 부동산 가격이 동반 상승할 것이라는 기대심리로 외곽 지역에 대한 무차별적인 개발이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궁안마을에서 300m가량 떨어진 궁내동 쇳골마을도 각종 빌라와 전원주택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진입로의 폭이 8∼10m에 불과해 공사 차량들이 왕래하기에도 힘들고, 논밭도 온통 건축자재로 뒤덮여 마을 전체가 볼썽사나운 모습이다. 용인과 경계지역인 동원동 일대도 사정은 마찬가지. 마을 곳곳에 빌라분양을 알리는 플래카드가 5,6개씩 붙어 있어 이 일대의 개발 열기를 짐작케 한다.

분양업체 관계자는 "판교개발이 시작되는 2∼3년 후면 이 일대 집값이 50%이상 오를 것으로 기대돼 투자가치가 충분히 있다"며 분양에 열을 올렸다.

■식을 줄 모르는 개발열기

이 같은 기대심리 때문에 이 일대의 개발 열기는 좀처럼 식을 줄 모른다. 분당구에 따르면 지난 해 1월부터 최근까지 분당지역에서 이뤄진 토지형질변경 건수는 모두 254건으로 규모는 24만9,000여㎡에 달한다. 이중 90%가 판교외곽지역에 집중돼있다.

용인 고기리와 연결되는 대장동 광교산 인근은 2000년 8월 한달 동안에만 135건의 단독주택 건축허가가 났으며, 금토동 시흥동 등 판교 북측지역에도 2000년 이후 지금까지 150여건의 건축허가가 난 상태다.

한 부동산소개업자는 "보전녹지나 자연녹지가 대부분인 이 지역은 기존 도로와 연결되는 별도의 진입로만 개설하면 건폐율 20%, 용적률 60∼80%선에서 택지로 형질변경을 할 수 있는 곳"이라며 "대규모 신도시가 주변에 생기는 판인데 투기꾼들의 표적이 되는 것은 당연하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자연훼손 심각, 방지책 절실

묻지마 개발로 판교외곽지역의 자연훼손이 매우 심각하게 진행되고 있다. 고기리 입구인 낙생 저수지 일대는 대규모 단독주택이 들어서면서 산림이 훼손되고 있는 대표적 현장. 주민들은 "주말이면 주민들의 한적한 휴식처였던 이 곳이 전원주택단지로 탈바꿈하면서 망가지고 있다"며 "저수지의 수질악화와 광교산의 산림 파괴가 심각하다"고 입을 모았다.

난개발로 인한 환경파괴가 도를 넘자 성남시 등은 지난해 말 건축허가조건을 강화하는 조치를 취했다. 녹지면적 대비 나무분포도가 50%를 넘을 경우 택지개발을 불허한다는 것 등을 골자로 하고 있다. 그러나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업자들은 나무를 임의로 베어내고 택지개발 허가를 얻어내는 등 오히려 이 조치를 자연을 훼손하는 수단으로 악용하고 있다.

분당구는 지난 1년간 30여건의 불법형질변경을 적발, 당국에 고발하는 한편 원상복구를 지시했으나 실제 불법형질변경은 더 많이 이뤄졌을 것으로 보인다.

도시계획 전문가들은 "신도시가 개발되면 각종 편의시설을 공동으로 이용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주위의 기생개발이 성행하기 마련"이라며 "보다 엄격한 단속과 철저한 관리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글·사진 한창만기자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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