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부터 시작되는 대통령후보 찬조연설 방송을 앞두고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양당은 선관위에 찬조 연설원 명단을 '연막용'으로 신고했다가 방송 이틀 전에야 진짜 연설원으로 교체하는가 하면 찬조연설의 기본 컨셉도 일절 비밀에 부치고 있다. 이런 극심한 눈치작전은 TV와 라디오를 통해 20분씩, 총 22회나 방송되는 찬조연설이 유권자의 감성을 반복적으로 자극, 후보의 인간적 면모를 부각하는 효과적 수단이기 때문이다. 상대방에 진짜 명단이 흘러 나갈 경우 내용을 유추할 수 있어 즉각적 대응을 부른다는 점에서 양측 모두 보안에 각별히 신경을 쓰고 있다.한나라당은 최근 선관위에 찬조연설원 11명의 명단을 제출했지만 1∼3번 주자인 김문수(金文洙) 홍사덕(洪思德) 박근혜(朴槿惠) 의원을 제외한 8명은 전원 교체될 것으로 알려졌다. 비공개 연설원으로 오세훈(吳世勳) 의원과 나경원(羅卿瑗) 후보 여성특보, 김동길(金東吉) 전 교수가 거론되고 있고 주부와 경찰, 상인 등도 들어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나라당은 이회창(李會昌) 후보의 안정감과 함께 젊고 따뜻한 이미지를 강조한다는 전략이지만 민주당의 찬조연설에 따라 탄력적으로 대응할 방침이다.
민주당이 최근 선관위에 명단을 낸 찬조연설원 11명 가운데 10명도 '연막 요원'이다. 구체적 연설 내용도 비밀이다. 연사의 절반은 상인과 회사원 등 일반인이고 연예인과 정치인도 투입될 전망이다. 노무현(盧武鉉) 후보의 '서민 대변자' 이미지를 드러내기 위해서다. 실제로 4일의 첫 찬조연설에서는 부산 자갈치시장 상인인 이일순(58)씨가 나와 서민층과 부산·경남 민심을 공략했다. 5,6일에는 영화배우 문성근씨와 최근 한나라당에서 나온 김원웅(金元雄) 의원이 나설 예정이다.
/배성규기자 vega@hk.co.kr
안준현기자 dejav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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