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생 모두를 리더로 키우는 대학' 1961년 개교한 서울여자대학교(총장 이광자·李光子)가 개교 40여년만에 한국 여성계를 리드하는 대학으로 거듭나고 있다. 21세기를 맞아 새롭게 탈바꿈하는 서울여대의 교육기치는 전문화된 여성리더로서 인성을 길러주는 '바롬교육'과 세계화를 위한 다양한 국제교류 프로그램, 해외연수보다 효과적인 영어집중훈련 프로그램 스웰(SWELL), 여자대학 최초의 전문적인 IT 교육 등으로 요약된다.이중 가장 기본이 되는 '바롬교육'은 타 대학에서 시도한 적 없는 서울여대만의 독특한 교육방식이다. '식사예절, 하루 8시간 잠 자는 것도 교육'이라는 초대학장 바롬 고황경(高凰京) 박사의 생활 교육 이념에 근거하고 있는 교육과정은 '전문인으로서의 기본 자질을 키우는 인성교육'에 그 목표를 두고 있다. 1, 2, 3학년을 대상으로 세 과정으로 나누어져 있는 바롬교육은 고리타분한 고등학교식 생활관 교육과는 차원이 다르다. 1학년을 대상으로 하는 바롬교육Ⅰ은 3주간의 공동체 생활을 통해 타인에 대한 배려와 책임감 배양을 목표로 하며 2학년을 대상으로 하는 바롬교육Ⅱ는 한가지 사회적 이슈를 정해 한 학기동안 매주 2시간씩 주제 강의, 토론, 현장 수업 등을 통해 사회참여의식을 길러주는 것을 목표로 한다.
3학년을 대상으로 하는 바롬교육Ⅲ은 2주 동안 9명의 학생들이 한 가지 주제에 대한 깊이 있는 연구를 통해 자아를 탐구하고 구체적인 진로를 계획할 수 있도록 꾸며져 있다. 바롬교육 책임지도교수인 송보경(宋寶炅) 교무처장은 "'인성교육'이 기본이 되지 않는다면 수 많은 지식도 쓸모가 없지 않느냐"며 "타인을 존중하고 다양성을 인정할 줄 아는 사회인으로 자리잡는 데 바롬교육이 큰 몫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서울여대는 '세계가 우리 교실이다'라는 모토 아래 획기적인 국제협력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이귀우(李貴雨) 외국어교육원장은 "경쟁력 있는 대학이란 사회의 요구에 부응할 수 있는 국제경쟁력을 갖춘 인재를 길러내는 대학"이라며 "서울여대의 각종 국제협력 프로그램은 서울여대인을 국제적 감각을 지닌 여성인력으로 키워내는 원동력"이라고 소개한다. 서울여대에서 2학기 이상 수학한 학생이면 누구나 미국, 캐나다, 프랑스 등 세계 11개국 40여 대학에서 교환학생 자격으로 1년간 수학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또한 방학 중에는 외국인과 함께 하는 답사여행, 토론 수업 등을 통해 자연스럽게 외국어 능력을 배양하고 국제감각을 키울 수 있는 바롬국제프로그램(Bahrom International Program)도 마련돼있다. 방학 동안 43일 합숙을 통해 24시간 영어로만 배우고 말하고 생활하는 영어학습 집중훈련인 스웰 아카데미(SWELL Academy)는 이미 그 교육 효과가 입증돼 매 학기 타교생 참가자가 절반을 차지할 정도다.
서울여대는 또한 정보화 시대를 이끌 여성 인재 양성을 위해 여자대학 최초로 IT 전문교육을 위한 정보통신대학을 설립했다. 최근에는 정보통신부 지원을 받아 최신 컴퓨터 그래픽과 디지털 영상처리 소프트웨어가 설치된 미디어센터를 설립하는 등 전국 최고 규모의 IT전문교육환경을 갖추었다.
이광자 총장은 "무한히 열려 있는 가능성에 젊음을 과감히 투자할 수 있는 여성이라면 서울여대가 미래를 책임지는 디딤돌이 될 것"이라며 "끊임없는 정진을 통해 21세기 새 시대를 이끌어갈 여성 주역들을 키워내는 산실로 더욱 굳건히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지향기자 misty@hk.co.kr
■현장실습위주 취업교육 성과
서울여대는 '여성 지도자 양성'의 요람으로 자리매김 하기 위해 재학생을 대상으로 체계적인 취업교육과 실습을 실시하고 있다. 그 성과는 최근 3년간의 취업률만 살펴봐도 확연히 드러난다. 서울여대 졸업생들의 순수 취업률은 평균 76.2%로 전국 대졸 여성 평균 취업률 58.9%보다 월등하게 높다.
이 같은 성과뒤에는 단과대학장을 중심으로 구성된 취업정보위원회를 중심으로 '취업교육시스템'을 운영하는 등 학교측의 배려와 노력이 숨어 있다. 체계적인 취업교육은 교양 수업에서부터 시작된다. '취업계획과 진로선택' '진로설계 실습' 등 실용적인 교양 과목을 개설해 일찍부터 장래에 대한 계획을 수립할 것을 장려하고 있다. 또한 5년 전부터 실시해온 SWCD Academy(Seoul Women's University Career Development Academy)는 서울여대만의 독특한 현장 실습 위주의 취업 준비 프로그램으로 명성을 얻고 있다. 이는 각 기업체와의 산학협력 협정을 통해 2주간의 기본 직무교육을 마친 재학생들이 2개월간 관련기업에서 직접 실습을 통해 사회생활에 대한 경험을 쌓을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또한 전문직에 종사하는 졸업생들과 재학생들을 연결시키는 '멘토-멘티(mentor-mentee)' 제도를 도입, 취업 준비생들이 손쉽게 취업 상담을 받을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고 있다.
서울여대 취업정보실 박범실(朴範實) 실장은 "여대라는 장점을 십분 살리고 또 여학생 누구라도 리더십과 미래에 대한 포부를 지닐 수 있도록 이끌어 주는 것이 취업지도의 기본 방향"이라며 "앞으로 서울여대가 '여성리더'의 산실이 될 수 있도록 각종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최지향기자
■재학생 홍보 도우미 "바롬이"
"제일 자신 있는 거요? 물론 서울여대 자랑이죠."
서울여대 홍보를 도맡고 있는 재학생 홍보 도우미 '바롬이' 14명은 요즘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서울여대의 미래를 이끌어 나갈 예비 신입생들을 상대로 서울여대를 알리고 자랑하는 '버스 투어 입시설명회'가 한창 진행 중에 있기 때문. 이들은 15일부터 하루 두 곳 이상의 고등학교를 방문, 직접 설명회를 기획하고 사회까지 보며 입시요강 설명과 학교홍보를 진행하는 강행군을 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은 "'모교에 대한 자부심으로 똘똘 뭉친 우리를 보고 서울 여대에 가기로 결정했다'는 후배들을 볼 때면 피로가 싹 달아난다"고 입을 모은다.
이들은 모두 홍보 바롬이 선발대회를 통해 치열한 경쟁을 뚫고 뽑힌 '서울여대의 얼굴'이다. 서류 심사, 장기자랑, 길거리투표 등 까다로운 전형을 통해 선발되는 바롬이들은 대학 재학 4년 동안 학교의 각종 대내외 행사에 참여해 서울여대를 대표하는 역할을 한다. 때문에 이들의 애교심은 남다르다. 각종 학교 행사에 참가해 하루 종일 발이 퉁퉁 부어 가며 일하다가도 "집에 돌아가면 자면서도 '서울여대의 자랑꺼리는요…'라고 잠꼬대를 할 정도"라고 한다.
언론영상학부 3학년 송하연(宋河娟·22)씨는 "어떻게 하면 우리 학교의 좋은 점을 널리 알릴 수 있을 지에대해 밤낮 궁리하다보면 자연히 애교심도 커지게 마련"이라며 "이제 누구를 만나도 밤이 새도록 학교 자랑을 늘어놓는다"고 말한다.
이들의 장점은 학교를 위해서라면 어떤 일도 마다하지 않는 '적극성'에 있다. 입시 설명회마다 고등학생들의 눈길을 끌기 위해 스스로 공연을 펼치거나 노래 한자락 뽑아 내는 것도 서슴지 않고 있다.
때문에 '바롬이'에게 반해 서울여대에 입학하고 또 스스로 바롬이로 맹활약하며 남다른 모교 사랑을 실천하고 있는 재학생도 있다. 서울 숙명여고 재학 시절 바롬이들의 입시설명회를 보고 '서울여대에 입학하겠다'고 결심했다는 환경생명공학부 1학년 김윤정(金潤貞·19)씨는 요즘 입시설명회마다 노래 부르기를 자청하고 나선다. 그는 "학교의 대표로서 서울여대의 이모저모를 알리고 조금이라도 좋은 모습을 보여 주기 위해 애를 쓰다 보면 어색함도 눈녹듯 사라진다"며 "모교에 대한 진정한 관심과 사랑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 아니겠느냐"고 활짝 웃어보였다.
/최지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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