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변은 없었다. 이천수 유상철 콤비플레이가 진가를 발휘한 울산은 현대미포조선의 아마 돌풍을 잠재웠고 공오균(28)이 팀 창단이래 첫 해트트릭을 기록한 대전은 한국철도의 기세를 꺾었다. 울산은 3일 남해에서 열린 2002 하나―서울은행 FA컵 축구선수권대회 16강전서 이천수와 유상철이 결승 합작골을 뽑아 현대미포조선의 추격을 3―2로 따돌렸다. K리그 막판 8연승 행진에 2승을 보탠 울산은 한국철도를 3―0으로 완파한 대전과 4강 진출을 다툰다."프로 출신이 주전의 절반인 미포조선은 매우 까다로운 상대"라는 김정남 감독의 말처럼 26강 토너먼트서 안양을 제압한 미포조선의 뒷심은 만만치 않았다. 울산은 브라질 용병 마르코스가 전후반 한 골씩을 잡아 2―0 리드를 지키며 순항하는 듯 했다. 그러나 미포조선의 반격은 매서웠다.
후반 25, 28분 김준협 주승진이 잇따라 만회골을 넣어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고 역전의 기운마저 감돌았다. 위기에 처한 울산에는 K리그 신인왕 이천수와 백전노장 유상철이 있었다. 이천수는 2―2 동점이 된 지 1분만에 유상철이 중앙에서 왼쪽으로 살짝 밀어준 볼을 오른발로 침착하게 차넣어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지난해 우승팀 대전은 공오균이 왼발 오른발 가리지 않고 3골을 터뜨려 지난해 수원과 전남을 연파했던 한국철도를 일축했다. K리그 꼴찌(1승11무15패) 대전은 7월31일 전북을 1―0으로 물리친 이후 4개월여 만에 승리의 기쁨을 만끽했다. 1997년 3월 창단 멤버인 공오균은 비바람 속에서도 스탠드를 달군 30여 서포터스의 성원에 보답하듯 그라운드를 질주, 대전의 해트트릭 1호 영광도 누렸다. 2―0으로 앞선 후반 33분 대포알 같은 왼발 슛은 탄성을 자아냈다.
공오균은 "모기업의 재정난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선후배 동료들과 그라운드에서 최선을 다하자고 다짐했다"며 "2연패를 달성, 기대에 부응하겠다"고 말했다. 김천에서는 올 시즌 프로축구 3관왕 성남이 K리그 최우수선수(MVP) 김대의 등의 연속골로 강릉시청을 3―2로 따돌렸다. 부산은 우성용과 하리가 각각 두골을 터뜨려 한남대를 5―1로 대파, 성남에 도전장을 냈다.
/남해=이종수기자 jsle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