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재계약 오디션(실기평가)을 둘러싸고 파업 직전까지 갔던 국립극장과 국립극장 예술단체 노조의 갈등이 30일 극적으로 타결됐다.양측은 연말 실기평가로 재계약 여부를 결정하고, 단원의 등급을 매기는 현행 오디션 제도를 내년부터 상시평가제로 전환하고, 등급제에 따른 단체 내 불화와 반목 등 부작용을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12월 초로 예정된 올해 오디션은 장르별 특성에 따라 실기평가와 서류평가를 병행하되, 내년 3월 말까지 상시평가제 도입과 등급제 개선의 구체안을 마련해 2/4분기부터 실시하기로 했다.
이번 합의안은 노사 양측의 절충안이다. 국립극단·창극단·국악관현악단·무용단으로 이뤄진 국립극장 예술단체 노조(위원장 주호종)의 당초 요구는 연말 오디션을 당장 없애 상시평가제를 실시하고 단원을 1∼5등급으로 나눠 차등 대우하는 등급제를 '호봉제+성과급'의 개념으로 바꾸라는 것이었다. 이중 막판 쟁점이던 등급제 문제는 선의의 경쟁을 유도하기 위한 등급제의 취지를 살리되 부작용은 줄이는 쪽으로 일단락됐다.
상시평가제는 '연중 감시체제'로 예술가의 나태를 방지하는 각성제로서 바람직하다. 문제는 누가 어떻게 평가하느냐 이다. 상시평가가 제대로 이뤄지려면 단체를 이끄는 예술감독의 지위와 권한이 확고해야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기 때문. 서울시향 등 8개 예술단체를 거느린 세종문화회관도 1999년 연말 오디션 파동 끝에 상시평가에 합의했으나, 구체적 시행안이 나오지 않아 평가 자체가 유명무실해진 '고인 물'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국립극장이 그 전철을 밟지 말아야 할 것이다.
/오미환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