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병 하나은행이 1일 출범했다. 옛 하나은행과 서울은행의 지점장급 이상 간부 사원 700여명은 이날 경기 성남시 청계산에서 '한마음 산행대회'를 갖고 두 은행의 통합을 공식 선언했다.합병은행은 2일 확대이사회를 통해 김승유(金勝猷) 통합추진위원장을 합병은행의 초대행장으로 추대한 뒤 대대적인 조직개편과 함께 이 달 중순 기업이미지 통합(CI) 선포식을 갖는 등 '한집 살림'을 위한 행보에 본격적으로 나설 예정이다.
11월 현재 합병은행의 자산규모는 86조원. 전국에 영업점이 594개에 직원은 8,700명에 달한다. 외형면에서 국민(197조5,000억원) 우리(88조7,000억원)에 이어 단숨에 국내 '빅3'은행으로 부상한 것이다.
이에 따라 자산 규모에서 4위로 밀려난 신한(64조9,000억원)을 포함해 국내 금융산업은 대형은행 중심의 '4강 체제'로 급속 재편될 전망이다.
은행과 증권, 보험은 물론 통신과 유통까지 아우르는 '초우량 종합금융정보서비스 네트워크'를 구축하겠다는 것이 통합은행의 일성(一聲). 김 통합추진위원장은 "현재 국내금융산업이 은행, 보험 등 금융분야만을 한 데 묶는 '동종(同種) 겸업화'로 흐르고 있지만 통합은행은 다른 산업과의 경계를 과감히 허무는 '이종(異種) 겸업화'로 승부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 같은 영업전략을 토대로 합병 첫해인 내년에는 자산규모 110조원, 자기자본이익률(ROE) 23.9%, 총자산이익률(ROA) 1.0%를 달성, 세계 100대 은행에 진입하겠다는 야심찬 목표도 제시했다.
통합은행의 본부조직은 옛 하나은행의 고객중심조직과 옛 서울은행의 기능중심조직의 장점을 각각 살려 17사업본부 15부 4실 29팀제로 개편하기로 했다. 특히 국내은행 중 처음으로 기존 프라이빗뱅킹(PB) 제도와는 별도로 부유층대상 영업을 전담하는 '웰스 매니지먼트(Wealth Management)사업본부와 소규모 자영업(SOHO)를 타깃으로 한 '사업자금융팀'을 각각 신설, 관련분야에 대한 공격영업을 예고하고 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전통적으로 VIP영업에 강점을 가진 하나은행과 저소득층에 강점을 가진 서울은행이 결합, 고객층을 한층 세분화해 시장을 개척할 수 있게 됐다"며 "다양한 고객층을 위한 상품개발과 틈새시장 개척으로 국내 금융시장에 새 바람을 일으키겠다"고 말했다.
/변형섭기자 hispeed@hk.co.kr
● 통합 하나은행 약사
▲1971.6 한국투자금융회사 창립
▲1991.7 하나은행으로 전환
▲1998.6 충청은행 인수
▲1999.1 보람은행과 합병
▲2002.1 알리안츠하나생명보험(주) 설립
▲2002.9 서울은행 인수 본계약 체결
▲2002.12 통합 하나은행 출범
▲2003.5 하나·서울 전산통합 예정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