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금요일'의 특수가 이어질 수 있을까. 29일 하루의 대형 소매점 매출 실적이 예상보다 높게 나타나자 연말 미국 소비심리 회복의 기대감이 부풀고 있다.미국에서 추수감사절(올해는 28일) 다음날은 '블랙 프라이데이(검은 금요일)'라고 해서 전통적으로 연말 쇼핑 시즌을 알리는 시점이자 연중 최대의 쇼핑이 이뤄지는 날이다. '검다'는 표현은 상점들이 이날 연중 처음으로 장부에 적자(Red Ink)대신 흑자(Black Ink)를 기재한다는 데서 연유한다.
월 마트, K 마트, 베스트 바이 등 대형 할인점 앞에는 쇼핑객들이 새벽 5시 또는 6시 개장 전부터 줄을 지어 기다리다가 문이 열리자마자 '벌떼 쇼핑'에 나서는 모습을 목격할 수 있다.
올해의 판매 실적은 예상치를 훨씬 웃도는 것으로 집계됐다. 세계 최대의 할인점인 월마트는 이날 소매업체의 미국 내 하루 판매액으로는 사상 최고인 14억 3,000만 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이는 지난해 '검은 금요일'의 매출 12억 5,000만 달러에 비해 14%가 늘어난 것이다.
이날 실적만 보면 9·11 이후 오그라들었던 미국민들의 소비 심리가 되살아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올 만하다. 그러나 이라크 전쟁에 따른 유가상승, 증시 위축, 대량 해고 등 불안 요인이 겹쳐'검은 금요일'의 반짝 경기를 연말 소비 열기의 신호로 보는 것은 성급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워싱턴=김승일특파원 ksi8101@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