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상반기는 수출 비중이 높은 정보기술(IT) 관련주, 하반기엔 실적 장세가 예상되는 철강, 반도체주에 투자하라.' 주요 증권사 리서치센터는 최근 발표한 '2003년 산업별 전망 보고서'를 통해 내년 상반기까지 소비 침체와 경기 둔화가 이어지겠지만, 하반기부터 경기가 회복되면서 주가도 본격 상승할 것으로 분석했다. 이에 따라 상반기에는 소비 둔화로 가라앉는 내수산업 대신 국내경기를 이끌 정보기술(IT) 위주의 수출주에 관심을 갖고, 하반기에는 경기가 살아나면서 증시에 영향을 미칠 업황 실적주에 관심을 갖는 투자전략이 필요하다.산업별로는 경기 침체기인 상반기까지는 각종 산업의 원재료 역할을 할 석유화학 등의 소재주가, 하반기는 실적 장세에 대비한 자본재와 철강, 반도체 관련 업종이 투자에 유리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특히 반도체, 통신, 전자 등 IT주는 내년 경기 회복을 유발하는 견인차가 될 것으로 꼽고 있다. 따라서 내년 증시에서는 IT, 철강, 석유화학의 3강이 두드러지고 자동차, 유통, 금융, 엔터테인먼트 등 4개 업종은 위축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IT
반도체부문은 D램 가격의 하락이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으나 내년 세계 D램 반도체 시장의 규모가 올해보다 10.3% 성장함에 따라 낙관적인 전망이 지배적이다. LG투자증권 구희진 연구원은 "D램이 분기별로 1∼4% 정도 초과 공급되는 문제가 있으나 국내업체에 유리한 DDR D램 위주로 세계시장이 성장하고 있어 삼성전자의 시장확대에 유리한 국면을 맞고 있다"고 말했다. 통신장비와 통신서비스부문은 cdma2000 1x를 중심으로 무선데이터시장의 성장이 기대되며 전자부문도 휴대폰 및 PC모니터의 교체 수요가 늘 것으로 보여 디스플레이, 부품주들이 외국인들의 관심을 끌 것으로 보인다.
▶철강
상반기에는 비철부문, 하반기에는 판재와 봉강, 형강류 관련종목에 선별 투자할 필요가 있다. 대우증권의 양기인 수석연구위원은 "내년 1분기까지는 국제가격이 계속 오르는 비철금속이, 2분기 이후에는 건자재로 많이 쓰이는 봉강, 형강류 수요가 늘어나며 철강산업이 관심을 끌 것"이라며 "미국의 자국내 산업보호를 위한 세이프가드 발동조치와 미국기업들의 구조조정,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감산이 변수가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석유화학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는 업종이다. 중동전쟁이 장기화하는 등의 악재만 없다면 대부분의 제품에 기초 원료를 제공하므로 시장 수요는 안정적이라는 관측이다. 메리츠증권 이성원 연구위원은 "유가가 하향 안정화추세인 만큼 하반기 이후에 괜찮아질 것"이라며 "주가는 최근 내년 경기가 미리 반영돼 석유화학주들이 전체 주가지수 대비 10∼100% 초과 상승했기 때문에 내년 상반기에는 소폭 오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자동차
GM대우의 출범으로 내수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며 경쟁이 치열해지고, 내년 상반기 미국의 소비둔화로 수출도 둔화할 조짐이다. 따라서 전망이 밝지 않다. 대신증권 김상익 책임연구원은 "내년 미국 자동차시장이 2.2% 성장하고 국내업체들의 생산량도 318만대로 올해보다 10만대가량 늘어나는 등 지표상으로는 좋지만 내용은 좋지 않다"며 "경쟁심화로 업체들의 영업비용이 많이 나가는 등 수익구조는 별로 좋지 않을 것이고 미국시장에서도 예정된 신차종이 없는 상황에서 현지 업체들과 경쟁하려면 부담이 크다"고 분석했다.
▶유통
국내 소비 둔화로 내년 상반기까지는 업황이 침체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우리증권 강석필 투자분석팀 부장은 "유통업종의 경기는 정부정책이 관건"이라며 "가계대출 억제책이 유효한 상반기까지는 소비가 위축될 것으로 보여 단기적인 투자의견은 중립"으로 분석했다. 그러나 그는 "국내의 경우 고령화사회로 진입하면서 소비기반은 탄탄한 편이라 중장기적으로 홈쇼핑 업체 등은 성장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
신용카드와 증권부문은 성장세 둔화, 보험과 은행은 회복세가 예상된다. SK증권 백영찬 연구원은 "내년에 본격적으로 산업구조조정이 예상되는 증권과 연체율 때문에 고생하는 신용카드업계의 내년 투자의견은 모두 중립"이라며 "성장세가 둔화한 자동차보험 대신 장기보험의 매출 성장세가 지속되고 있어 보험업종은 희망이 밝다"고 말했다. 은행도 가계 대출이 개인파산으로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적고, 합병은행들의 시너지 효과가 본격 발휘되는 내년 하반기에는 회복할 것이라는 의견이다.
▶엔터테인먼트
경기흐름에 민감한 업종인 만큼 내년 상반기에도 경기위축이 계속될 경우 소비위축에 따른 레저비 지출 감소로 성장이 힘들 전망이다. LG투자증권 이왕상 연구원은 "온라인게임, 카지노 등의 사회적 부작용을 우려한 규제 조치들이 발효되고 있어 규제 리스크를 감안하면 업종에 대한 투자의견은 중립"이라고 말했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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