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케냐 뭄바사에서 발생한 동시 테러로 북동아프리카가 세계의 폭약고로 떠올랐다. 지도상의 모양 때문에 '아프리카의 뿔'로 불리는 이 지역은 케냐, 소말리아, 수단, 지부티, 탄자니아 등이 국경을 맞대고 있다.이 국가들의 공통점은 미국이 수행 중인 대 테러전 이후 알 카에다의 은신처 혹은 새로운 근거지로 지목됐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 점이 알 카에다가 이번 테러의 유력한 배후로 꼽히는 이유 중 하나이다.
알 카에다는 지난해 9·11 테러 이후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미군의 무차별 공격에서 탈출, 북동아프리카에서 조직을 재정비하고 지역 이슬람 단체들과 연계해 거대 테러 동맹을 형성했다. 소말리아에만 알 카에다 지휘부 100여 명이 은신 중이며, 올 들어 5,000여 명의 알 카에다 대원이 케냐, 수단 등에 설치된 훈련 기지를 수료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이 이 지역을 새로운 대 테러전의 거점으로 판단, 대규모 병력을 파병하고 지역 테러조직들의 자금줄을 차단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알 카에다는 이에 맞서 '세포 전략'을 선택했다. 여러 국가에 병력과 시설을 분산배치해 미군의 추적을 피하고, 발각되더라도 공격의 피해를 최소화한다는 것이다.
알 카에다가 북동아프리카를 선택한 가장 큰 이유는 오랜 내전과 종족 및 국경 분쟁, 정치·경제난으로 각국 중앙 정부들의 통제가 허술하다는 점이다. 엄청난 규모의 무기 암시장이 형성돼 있고, 국경 경비가 허술해 세포 조직끼리의 장비와 병력 등 이동이 손쉽다. 이 곳은 또 89년 오사마 빈 라덴이 창설해 90년대 초반까지 지휘본부가 있었던 알 카에다의 고향이기도 하다.
/최문선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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