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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구의 두 부산사나이 "우린 순정만화 명콤비" / "커플" 그림·글 공동작업 박성재·박재성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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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구의 두 부산사나이 "우린 순정만화 명콤비" / "커플" 그림·글 공동작업 박성재·박재성씨

입력
2002.11.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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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세한 순정만화는 가냘픈 여성작가만 그린다고 생각하면 오산. 인터넷 연재 후 최근 단행본 1권이 출간된 만화 '커플'(씨앤씨레볼루션 발행)의 작가 박성재(31), 박재성(30) 콤비는 거구의 부산 사나이들이다. 그림 작가 박성재씨가 90㎏, 스토리 작가 박재성씨가 103㎏. 이들이 남녀대학생의 아기자기한 동거 이야기를 하늘하늘한 그림에 담았다는 것이 도저히 믿어지지 않는다."성재 형을 고교졸업 후인 1992년 부산 반도만화학원에서 처음 만났어요. 외모는 투박해 보여도 그림 하나는 끝내줍니다. 제가 원하는 내용을 그림으로 그려줄 작가는 성재 형밖에 없어요."(박재성) "저 덩치가 어떻게 시골여우('커플' 여주인공의 별명)의 속마음을 그럴듯하게 표현해내는지, 감탄사만 나올 뿐입니다."(박성재)

'커플'은 군 제대 후 복학한 남학생 영호와 시골에서 상경한 신입생 유미의 한 방 동거생활을 그린 작품. 4월부터 인터넷 만화사이트 코믹일구(www.comic19.com)에 연재돼 지금까지 단 한번도 조회 수 1위(평일 500건, 주말 1,500건)를 놓쳐본 적이 없는 화제작이다.

'잡지 연재 후 단행본 발간'이라는 기존 만화유통 방식과는 달리, 한때 붐을 이뤘던 '온라인 연재 후 오프라인 발행'의 맥을 이은 작품이기도 하다. "인터넷 최대 만화사이트 코믹스투데이가 최근 출판사업을 사실상 접는 바람에 이제 '커플'이 유일한 '온·오프라인 만화'가 됐어요. 난무하는 야한 성인만화 대신에 순박한 '커플'을 선택해준 네티즌 성원에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최선을 다해 그릴 것입니다."(박성재)

92년 처음 만났지만 공동작업은 7년 후에나 이뤄졌다. 박성재씨가 96년 단편 '아메리카 연가'로 서울문화사 신인공모에, 박재성씨가 98년 단편 '내 맘 아니?'로 대원씨아이 신인공모에 당선하는 등 각자 활동을 펼치다 장편 '뮤지션'으로 의기투합했다. "그림 공부 10년은 더 해야겠다"는 만화잡지 편집장의 뼈 아픈 지적을 받은 박재성씨가 스토리작가로 변신한 것이 계기. '커플'은 '러브 제너레이션'에 이은 두 작가의 세번째 공동작품이다.

왜 대학생 동거를 선택했을까. "대학을 졸업한 후배들을 취재해보니 한 학교에서 20% 정도가 동거를 한대요. 그만큼 대학생 동거는 현실이라는 거죠. 그렇다고 만화에서 대학생의 성생활을 그릴 수는 없으니까 방 한가운데 커튼을 쳐놓는 장치를 마련했죠. 시골 출신이지만 두뇌회전이 빠른 유미, 도시 학생이지만 순진남인 영호의 캐릭터가 네티즌 마음에 든 것 같습니다."(박재성)

두 작가의 꿈은 '커플'을 단행본 7권으로 완간한 후 연애 퓨전물에 도전, 허영만(그림)―김세영(글) 콤비에 버금가는 완성도 높은 작품을 발표하는 것. 이를 위해 박성재씨는 "남자가 성적 충동을 느낄 때 나오는 코피 같은 일본식 만화기호와 그림체로부터 벗어나겠다"고, 박재성씨는 "우리만의 한국적 코믹 이야기를 개발하겠다"고 말했다.

/김관명기자 kimkwm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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