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독자개발한 액체추진과학로켓(KSR-III)이 성공적으로 79㎞ 거리를 비행함으로써 2005년 위성발사국에 진입한다는 목표에 청신호가 켜졌다.KSR-III의 우선 목표는 과학로켓으로서 한반도 고공의 오존과 자기장을 관측하는 것이지만 실제론 순수 국내기술로 개발된 첫 액체추진로켓의 성능을 검증한다는 의미가 더욱 크기 때문이다.
위성 발사체나 우주왕복선으로 쓰이는 액체추진로켓은 곧 국가 우주항공기술의 척도. 액체로켓은 지구 중력권을 벗어날 만큼 비추력(比推力·연료 1㎏을 1초간 태워 얻을 수 있는 추력)이 크고, 연료에 불을 붙였다 껐다 하면서 궤도에 진입하도록 조종할 수 있어 위성 발사체로 이용된다. 하지만 고체추진로켓보다 구조가 복잡하고 연료를 저장·보관하기가 힘들어 개발이 어렵다.
또 중·장거리 미사일용으로 이용하는 고체추진로켓은 한·미협약에 따라 비행거리 300㎞ 이상인 것을 개발할 수 없으나 액체로켓은 그 같은 제한이 없다.
항공우주연구원은 액체로켓시대를 열기 위해 1997년부터 꼬박 5년간 780억원을 들여 설계부터 부품까지 직접 개발했다. 계획수립 당시엔 우리나라가 미사일기술통제체제(MTCR)에도 가입하지 않은 상태라 선진국의 기술이전은 전무했다.
이번 시험발사는 추력벡터, 관성항법장치, 비행안전시스템, 통신시스템 등 로켓이 제 궤도대로 날아가도록 하는 기반기술을 실제 검증한 것이다.
앞으로 항공우주연구원은 13톤 규모의 추력을 150톤으로 끌어올리는 연구에 돌입한다. 위성을 쏘아올리려면 추력이 월등히 높은 엔진과, 보다 정밀한 항법·제어장치가 개발돼야 한다.
정부의 계획대로라면 2005년 우리가 개발한 아리랑위성을 외국시설의 도움을 받지않고 우리 손으로 궤도에 올려놓게 된다.
세계적으로 자체 위성 발사에 성공한 국가는 러시아 미국 프랑스 중국 일본 인도 이스라엘 등 7개국에 불과하다.
/김희원기자 h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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