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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659)하버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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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659)하버드

입력
2002.11.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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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7년 11월29일 하버드 대학의 설립자로 알려진 존 하버드가 영국 사우스워크에서 태어났다. 1638년 미국 매서추세츠 찰스타운에서 몰(歿). 흔히 알려진 바와 달리, 하버드는 하버드 대학의 설립자가 아니다. 교회의 보조 목사였던 그는 죽으며 400여 권의 장서와 자기 재산의 반(780 파운드)을 매서추세츠 케임브리지에 막 세워진 대학에 유증했을 뿐이다. 그러나 정식 설립자인 매서추세츠 식민지 일반의회가 그의 이름을 따 이 대학을 하버드로 부르기로 정한 덕에, 그는 사우스워크 출신의 가장 유명한 아메리카 이민자가 되었다.하버드 대학의 유니버시티홀 앞에는 존 하버드의 조상(彫像)이 있다. 대니얼 체스터 프렌치라는 조각가의 1884년 작품인 이 조상은 흔히 '세 거짓말의 조상'으로 알려져 있다. 조상 아래 새겨진 '존 하버드, 설립자, 1638'이라는 정보가 모두 그르기 때문이다. 첫째, 그 조상의 주인공은 하버드가 아니다. 하버드는 자기 초상화를 남기지 않은 채 죽은 터라, 조상이 만들어질 1884년에는 그의 얼굴을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조각가 프렌치는 이 대학의 1882년 졸업생인 셔먼 호어에게 17세기 풍의 옷을 입힌 뒤 모델로 삼았다. 둘째, 위에서 말했듯 하버드는 하버드 대학의 설립자가 아니다. 셋째, 하버드 대학이 설립된 것은 1638년이 아니라 1636년이다.

오늘날 하버드 대학은 세계에서 가장 명망 있는 고등교육 기관 가운데 하나가 되었다. 존 하버드가 대서양을 건넌 것은 유럽을 휩쓴 페스트로 부모를 포함한 가족 대부분을 잃고 나서였다. 그는 신세계에서 고작 한 해를 더 살고 폐결핵으로 죽었다. 31세였다. 그러나 그는 우연한 유증 행위를 통해서 자신의 성(姓)을 세속적 학문 세계의 한 정점에 올려놓았다.

고 종 석 /편집위원aromach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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