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가 다시 테러 공포에 휩싸였다.28일 케냐에서 발생한 이스라엘인을 겨냥한 동시 테러는 12일 아랍어 위성 방송 알 자지라를 통해 공개된 오사마 빈 라덴의 추가 테러 경고가 현실화하는 신호탄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당시 빈 라덴은 올 들어 예멘, 쿠웨이트, 인도네시아 발리섬 나이트클럽, 모스크바 문화극장 등에서 발생한 테러를 찬양하면서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캐나다 독일 호주 등 미국의 동맹국들을 거명하면서 "당신들이 우리를 죽이는 것처럼 우리도 당신들을 죽이겠다"고 경고했다. 테러 전문가들은 중동 지역에서 미국의 최대 동맹국인 이스라엘을 겨냥한 이번 테러는 이 같은 경고의 연장선상에 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벤야민 네탄야후 이스라엘 외무장관은 "(이스라엘에 대한) 테러가 매우 위험스러운 정도로 증가했음을 의미하는 것"이라면서 "그들은 오늘 이스라엘 여객기에 미사일을 발사했지만 내일은 미국이나 영국은 물론 세계 각국의 항공기에 미사일을 발사할 것"이라고 우려를 표명했다.
요슈카 피셔 독일 외무장관도 "무고한 민간인을 살상해 중동의 불안을 가중시키려는 계획된 행동"이라며 우려를 표시했다.
미국의 동맹국들을 겨냥한 테러는 이미 곳곳에서 조짐이 나타났다. 지난 달 발리 나이트클럽 폭탄 테러에 이어 영국에서는 런던 지하철에 독가스를 살포하려는 음모가 적발됐다. 쿠웨이트 레바논 요르단 등에서는 미국인을 겨냥한 테러가 잇따라 일어났다. 영국 해군은 최근 알 카에다의 공격에서 해상 운송을 보호하기 위해 영국 근해와 지중해에 대한 순찰을 강화했다.
동시 테러가 발생한 28일에도 필리핀 마닐라 주재 호주, 캐나다 및 유럽연합(EU) 대사관들이 이슬람 과격주의자들에 의한 테러 위협 때문에 잠정 폐쇄됐다. 알렉산더 다우너 호주 외무장관은 전날 밤 정보기관으로부터 마닐라 호주대사관에 대한 '구체적이고 믿을 만한' 테러 공격 가능성을 경고받았다며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이 테러를 감행할 인물들"이라고 말했다.
/남경욱기자 kwnam@ hk.co.kr
■ 올해 테러 관련 일지
1월 31일 : 미군, 필리핀 테러단체 아부 사야프에 대한 전투 개시
5월 21일 : 미국, 테러지원국으로 이라크 쿠바 수단 등을 재지정
8월 1일 : 미-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 반테러 협약 체결
10월 6일 : 예멘 동부서 프랑스 유조선 폭발
10월 13일 : 인도네시아 발리섬 나이트클럽 테러로 150여 명 사망
10월 17, 20일: 필리핀 삼보앙가 금융가 등에서 연쇄 폭탄 테러로 100여 명 사상
10월 26일 : 체첸 반군 모스크바 문화극장 인질극 진압 과정에서 170명 사망
11월 12일: 아랍어 위성방송 알 자지라, 오사마 빈 라덴 육성 테이프 방영
11월 15일: 미 연방수사국(FBI), 초대형 알 카에다 테러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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