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을 앞두고 삼성전자, SK텔레콤 등 정보기술(IT) 분야의 대기업들이 벤처기업들의 특허권 침해 소송에 휘말리고 있다.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휴대폰 한글입력 방식인 '천지인' 시스템의 특허권자인 조관현씨로부터 20억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당했다. 1996년 미국 뉴욕대 재학 중 '천지인' 입력방식을 개발해 특허를 획득한 조씨는 삼성전자가 1998년 애니콜 휴대폰을 개발하면서 무단으로 특허기술을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휴대폰 통화연결음 서비스인 '컬러링'의 특허권을 주장하는 애드링시스템도 SK텔레콤을 상대로 서울지검에 고소장을 냈다. 애드링시스템 관계자는 "SK텔레콤의 컬러링 서비스가 '통신단말기와 이를 이용한 광고방법' 특허를 침해하고 있다"며 "지난 20일 민·형사 소송을 제기했다"고 말했다.
적외선을 이용한 휴대폰 결제서비스를 개발한 벤처기업인 하렉스인포텍도 배타적 권리를 주장하며 SK텔레콤과 KTF를 상대로 소송을 준비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하렉스인포텍과 통신업체간 협상이 진행 중이며, 원만하게 타결되지 않을 경우 법원에 서비스 금지 가처분신청 등을 제출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연말을 앞두고 IT업계에서 소송사태가 일어난 이유는 벤처기업들이 2∼3년 전 제출한 특허 출원신청에 대한 심사가 최근 마무리 돼 특허를 잇따라 획득했기 때문이다.
반면 대기업들은 "벤처기업들이 자신들의 특허권 적용범위를 너무 광범위하게 적용하고 있다"며 "법적 소송을 통해 벤처기업의 주장이 터무니 없다는 사실을 입증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조철환기자 chcho@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