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발표(12월2일)가 닷새앞으로 다가오면서 대입정시모집 전형이 임박한 분위기다. 수험생 대부분이 수능시험 이후 가채점을 통해 대충 자신의 성적을 파악했겠지만, 실제 점수와는 차이가 나게 마련. 성적 결과에 따라 희비가 엇갈릴 것은 분명하다. 수능 점수가 대입 합격여부를 결정하는 절대적인 요인이지만 논술과 면접 및 구술을 무시했다가는 큰 코 다칠 수 있다.마지막 순간에 당락을 가르는 변수이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수능에서 상위권 점수대의 층이 어느때보다 두터워질 것으로 예상돼 서울지역 주요 대학은 중요성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대입사이트인 유니드림(www.unidream.co.kr) 운영자인 임근수(林根洙) 충북 충주여고 교사는 "시기적으로도 지금부터 착실히 준비해야 합격의 기쁨을 맛볼 수 있다"고 말했다. 올해 대입 정시에서는 57개 대학이 면접 및 구술고사를, 24개 대학이 논술고사를 각각 실시한다.■논술준비는 대학별 출제경향 파악부터
논술 준비의 출발은 대학별 출제경향을 파악하는 것이다. 성균관대 경희대 등은 영어 제시문이 출제되기도 하고, 서강대는 '인간의 문제'를 집중적으로 묻는 출제경향을 보이고 있다. 가톨릭대와 성균관대 자연계열 문제처럼 도표해석 능력을 중시하는 대학도 있다. 원고량도 900∼1,800자로 매우 다양하며 반영비율도 2∼10% 대학마다 천차만별이다. 따라서 각 대학 홈페이지에 들러 논술과 면접에 대한 안내를 보고 기출 문제를 통해 출제 경향을 파악해야 한다.
구체적 방법론으로는 먼저 대학별 기출문제를 실전처럼 써보면서 자기의 문제점을 진단해 본다.
제시문에 대한 독해를 중심으로 한 문제 파악 제시하는 논거에 대한 문제점검 글쓰기 단계 점검 시간 조절 등 자기 진단을 먼저 한 뒤 이에 맞는 준비를 집중적으로 해야한다. 예를 들어 문제 파악 능력이 부족하면 매일 문제 파악 훈련을 서너편씩 더 해보거나 시간조절 연습, 서론만 쓰는 연습 등 자기의 부족한 점을 집중적으로 채워야 한다.
서울논술교육연구소 전현준 소장은 "실제 시험시간에 맞춰 한편의 논술문을 작성해 보는 연습을 꾸준히 할 필요가 있다"며 "논리적인 표현방식, 단락구성과 형식 등 기본 원리와 형식을 익혀야 자신감이 생긴다"고 강조했다.
■'말로 하는 논술' 심층면접도 중요
심층면접은 '말로 하는 논술'. 따라서 대비책도 논술과 별반 다르지 않다. 그러나 심층면접은 사고력과 함께 의사소통 능력까지 동시에 측정하기 때문에 생각을 직접 말로 표현하는 연습을 되풀이해야 한다.
지난해의 경우 미리 문제를 제시해 생각할 시간을 주는 형태로 실시한 대학이 많았다. 서울대 고려대 서강대 이화여대는 10분전에 문제지를 배포하고 구상할 시간을 제공했다. 이는 순간적 순발력보다는 깊이 있는 사고와 문제 분석 능력을 갖춘 학생을 선발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영덕(李永德)대성학원 평가실장은 "금년에도 주요 대학의 심층면접 스타일은 작년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출제경향은 변별력과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해 전공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문제가 많이 출제될 전망이다. 인문계열의 경우 시사 영어지문을 제시하고, 지문 낭독과 함께 관련된 질문을 통해 수험생의 영어실력과 시사에 대한 관점을 동시에 평가할 가능성이 크다. 자연계열은 수학적 사고 및 전공 관련 과학문제를 시사적인 문제와 연계하는 특징을 띨 것으로 보인다.
유병화(柳炳華) 고려학력평가연구소 평가실장은 "심층면접을 잘 치르려면 고교 교과과정에 대한 기초적인 이해가 필수적이며, 기출문제 및 시사문제의 철저한 점검이 뒤따라야한다"고 말했다.
/김진각기자 kimjg@hk.co.kr
■ 전문가 의견
인생의 삶 속에서 몇 가지 중요한 선택을 할 경우가 있다. 대학 선택도 이러한 결정 중의 하나이다. 대학 선택에서 중요한 것은 일류대학이냐, 아니냐의 선택이 아니라 전공선택이다.
대학 선택은 개인의 흥미, 적성, 능력 그리고 삶의 목표를 감안하여 이루어져야 한다. 대학선택에서 신중해야 하는 이유는 잘못된 대학선택을 했을 경우 자아성취 측면에서나 잠재능력 개발 측면에서 커다란 손실을 겪는 반면 올바른 대학 선택은 상대적으로 자아성취 수준을 높이고 무한한 잠재력을 개발하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점에서 단순히 수능점수나 대학합격 여부만을 고려하거나 현재 인기있는 학과, 인기있는 대학만을 선택해서는 안된다.
바람직한 대학 선택은 하고 싶은 일, 이루고 싶은 일, 잘하는 일, 잠재능력이 있는 일을 생각하고 결정해야 한다.
21세기에 필요한 자질은 전문성, 국제성, 창의성, 도덕성 그리고 주체성 등으로 지적되고 있는데 대학진학을 할 때 이러한 점을 감안해야 할 것이다.
대학 선택을 위한 지혜로운 첫걸음은 왜 대학에 진학해야 하는지 자기 자신에 대한 냉정한 분석에서부터 출발하는 것이다. 대학은 과연 무엇을 하는 곳이며 내 자신은 대학교육을 받을 준비와 능력을 갖추고 있는가? 그리고 어느 영역이나 전공이 나의 적성에 부합되는가? 대학 졸업 후 어떠한 진로를 선택할 것인가? 또한 대학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충분히 수집하여 결정했는가? 등의 질문에 대해 냉정히 생각해 보아야 한다. 이렇게 대학진학에 대한 뚜렷한 목표를 확인한 다음에는 어느 대학 무슨 전공인지 구체적으로 준비를 해야만 한다.
대학과 전공선택은 적어도 10년 앞은 내다보고 결정해야 하며 지금과 같은 기술변화를 감안할 때 현재의 인기직종이 21세기에도 인기직종이 된다는 단순한 생각은 바람직하지 않다. 앞으로는 평생동안 4,5번의 재교육이 필요하고 직종도 34만 7000여 가지로 다양화할 것이기 때문이다. 대학 선택은 신중하면 신중할수록 더 바람직한 선택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둘 일이다.
이 현 청 한국대학교육협의회 사무총장·철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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