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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브랜드도 "單風"

입력
2002.11.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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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 혼란을 부추기는 브랜드를 버리고 통합으로 간다.'제품마다 개별 브랜드를 써오던 식품, 가전, 건설 등의 업계에서 브랜드를 하나로 통일하는 브랜드통합(BI, Brand Identity) 바람이 일고 있다. 개별 브랜드의 범람이 소비자 혼란을 부추기는 데다 제품이 나올 때마다 제품별로 광고홍보를 하다 보니 마케팅비용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가을대추로 음료시장에 선풍을 몰고 온 웅진식품은 내년 1월부터 모든 제품에 하나의 브랜드를 도입한다는 목표로 대표브랜드 공모에 나섰다.

쌀로 만든 국내 최초 음료인 '아침햇살'과 매실음료 '초록매실' 외에 30여 가지의 브랜드를 갖고 있는 웅진식품은 대표브랜드 2∼3개를 선택해 브랜드를 통합한다는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기업이미지보다 아침햇살과 초록매실의 이미지가 너무 강하게 인식돼 신 제품을 내놓아도 크게 부각되지 않았던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웅진식품은 또 내년부터 동남아 등의 해외시장에 본격 진출하는 데도 브랜드 통합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삼양설탕으로 유명한 삼양사는 대표브랜드인 '삼양'브랜드를 포기하고 독자개발한 '큐원'으로 브랜드를 통합키로 했다.

삼양사는 그동안 삼양설탕 이외에 밀가루와 식용유에는 각각 '밀맥스'와 '맛초롱'이라는 개별브랜드를 사용해 기업이미지에 혼동을 빚었다.

이에 따라 '삼양설탕'이라는 47년 역사의 브랜드를 버리고 모든 제품에 통합브랜드를 도입하는 과감한 개혁을 단행한 것.

식품업계에서 통합브랜드로 성공을 거둔 대표적인 사례가 (주)대상. 조미료 '미원'으로 잘 알려진 대상은 1996년 '청정원'이라는 통합브랜드를 도입한 후 매년 10%이상씩 성장을 거듭해 연 매출 6,000억원의 종합식품 회사로 거듭났다.

회사 관계자는 "신제품 출시 때마다 미원이라는 조미료 이미지가 너무 강한 데다 광고마케팅 비용이 커서 통합브랜드로 전환했다"고 말했다.

브랜드통합 바람은 식품업계 만의 일이 아니다. 삼성전자는 저가 이미지를 가지고 있던 김치냉장고, 드럼세탁기, 에어컨 등 백색가전제품을 고급·고부가 브랜드 '하우젠(HAUZEN)'으로 통합해 올 9월부터 출시하고 있다.

건설업계에서는 최근 LG건설이 '자이'를 선보인 데 이어 효성(인텔리안), 신동아(파밀리에) 등이 잇따라 통합브랜드를 내놓고 있다.

업계에서 유일하게 멀티브랜드 전략을 고수하고 있는 대우건설도 최근 각종 매체에서 디오빌, 드림월드, 아이빌 등으로 세분화한 제품광고를 배제한 채 '대우아파트'를 주제로 한 광고를 내보내고 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멀티브랜드가 상품이미지에 걸맞은 브랜드로 수요자의 요구를 충족시킨다는 장점도 있지만 기업이미지와 따로 논다는 취약점도 있어 브랜드 통합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정곤기자 kimj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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