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탄자니아의 세렝게티 국립공원은 500여종 200만 마리 이상의 동물들이 삶과 죽음의 드라마를 펼치는 장이다. 그들의 삶을 MBC가 창사 41주년을 맞아 고화질(HD) 자연 다큐멘터리 3부작 '야생의 초원, 세렝게티'(연출 최삼규)로 담아왔다. 12월 1일 밤 10시35분부터 1부 '초원의 승부사들'과 2부 '위대한 이동'을 연속 방영한 뒤 8일(밤 11시 30분)에 나머지인 3부 '200일의 기록' 을 내보낸다.마사이족 언어로 '끝없는 초원'을 의미하는 세계 최대의 자연 국립공원 세렝게티는 지금까지 BBC나 내셔널 지오그래픽 등 해외 방송사의 독무대였다. '야생의 초원'은 한국 방송사상 처음으로 한국인의 손으로 만든 아프리카 야생동물 다큐멘터리. 탄자니아 정부의 초청을 받아 제작진은 2월말부터 10월 중순까지 4억8,000만원을 들여 세렝게티와 케냐의 마사이마라 자연보호구역을 샅샅이 훑었다. 하이에나에게 잡아 먹히는 사자 새끼, 악어와의 사투 속에서 살아 남는 누우 등 보기 힘든 장면도 담았다. 최삼규(46) PD는 "경상도 크기의 세렝게티를 하루 평균 200㎞씩 돌아다니며, 우리들의 힘으로 아프리카의 야생의 삶에 도전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1부 '초원의 승부사들'에서는 생존을 위해 위태롭게 살아가는 맹수류의 삶을 보여준다. MBC 제작팀은 3마리의 암사자와 9마리의 새끼로 이루어진 사자 가족을 두 달간에 걸쳐 따라다니며 촬영하였다. 동물의 제왕으로 초원을 호령할 것 같은 사자가 하이에나의 공격속에 전염병에 걸린 새끼들을 이끌고 위기를 힘겹게 헤쳐가는 모습 등을 통해 맹수들의 알려지지 않은 모습을 보여줄 예정이다.
2부 '위대한 이동'에서는 건기가 시작될 무렵인 5월 중순의 동물 대이동을 담았다. 150만 마리의 누우떼를 비롯하여 얼룩말, 가젤 등 200만 마리 이상의 초식동물들이 물과 풀을 찾아 800여㎞를 이동하는 장관을 찍었다. 사자와 하이에나, 그리고 거센 물줄기를 이겨내며 250만년 전부터 쉬지 않고 움직여온 누우의 드라마틱한 삶을 카메라에 담았다. 3부 '200일의 기록'은 악어가 누우떼를 사냥하는 모습을 찍기 위해 보름 동안 위장막을 설치해 잠복하고, 계속 쫓아다녔던 사자 가족을 놓쳐 광활한 초원을 뒤지기도 하고, 체체파리와 싸우면서 하루에 400㎞까지 누비고 다닌 강행군 과정을 보여준다.
/이종도기자 ecr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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