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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家 "MJ낙마 차라리 다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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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家 "MJ낙마 차라리 다행"

입력
2002.11.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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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통합21 정몽준 대표의 대선포기 소식에 현대가(家)는 안도하는 표정이 역력하다. 재계도 한때 수위를 높이던 '현대 경계령'을 해제하는 분위기다. 주식시장에선 이를 반영하듯 현대 관련주가 일제히 강세를 보였다. 정 대표가 지분 11%를 보유해 오너로 있는 현대중공업은 내놓고 정 대표의 대선포기를 반기지는 못하는 분위기다.현대중공업은 그동안 혹시 닥칠 수 있는 외부압박에 대응하기 위해 내부적으로 자금마련 등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한 관계자는 "우리는 처음이나 지금이나 정치와 관련된 것은 '노 코멘트'"라면서 "사내 분위기는 차분하고 담담하다"고 전했다. 노조 관계자도 "투자자들이 호재로 여기면서 주가가 강세를 띠는 것은 알고 있다"면서 "하지만, 회사와 정 대표가 특수 관계인 만큼 겉으로 드러내 말할 입장은 아니다"고 했다. 그러나 "(정 대표가) 큰 일을 해낼줄 알았다"며 대선포기에 낙담하는 직원들도 없지 않았다. 정 대표가 대선출마를 위해 물러난 고문직에 복귀할 지는 아직 미지수지만 오너로서 회사와 공식 관계를 복원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정몽헌 회장 계열인 현대상선측은 "정치적으로 구설수에 오를 가능성이 적어졌다"며 "다행이다"라며 반가워했다. 현대상선측은 4,000억원 대북 비밀송금 의혹도 실은 정 의원을 겨냥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한 관계자는 "한나라당이 정 대표의 인기가 절정이던 9월 25일 의혹을 제기했다"며 피해자임을 강조했다.

정 대표의 출마에 맞춰 정경분리 원칙을 강조해온 정몽구 회장의 현대자동차측은 겉으론 "정치에 관심 두지 않고 기업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전체적인 분위기는 한결 가벼워진 모습이고, '보험성 야당 줄서기'따위의 소문도 사라졌다. 정 회장은 대선을 앞두고 세계박람회 유치를 이유로 외유하는 등 여러 방편으로 정 대표와 거리를 유지해왔다.

재계도 대체적으로 "잘 된 일이다"는 입장이다. 대기업 A사 관계자는 "쉽게 말해 정치 후원금 3곳 낼 것이 2곳으로 줄어 든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기업들은 정 대표가 유력한 대선후보로 떠오르자 현대가에 대한 견제를 시도한 것으로 알려져, 재계내에 형성된 현대가에 대한 묘한 긴장관계도 자연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재벌기업의 한 고위관계자는 "정 대표가 출마할 경우 선거운동 과정에서 재벌의 부정적 측면이 집중공격을 받을 가능성을 걱정했는데 다행"이라고 말했다.

이날 주식시장에선 그동안 정 대표 출마의 후유증으로 약세를 보이던 주가가 현대중공업은 8.99%, 현대미포조선은 7.18% 급등했다. 주가 강세는 다른 현대 관련사들도 마찬가지로, 현대차가 6.4%, 현대상선이 10.64%상승한 것을 비롯 현대 관련 20개사가 장중 초강세를 보였다.

/이태규기자 tglee@hk.co.kr

김호섭기자 dre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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