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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대선후보 문화정책 빈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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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대선후보 문화정책 빈곤하다

입력
2002.11.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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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정책을 강조하지 않는 대선 후보는 없다. 후보들은 기회 있는 대로 문화적 비전 없이는 21세기를 이끌 수 없다고 역설해 왔다. 그러나 막상 정책검증을 해보면 후보들의 문화에 대한 전문성과 구체성, 후보 간 차별성이 거의 나타나지 않는다. 여가시간이 많아질 주5일 근무제 사회를 앞 두고도, 직접 삶의 질을 높이는 역할을 할 문화정책은 아직도 정치인들의 구두선에 머물러 있다.본보의 후보 문화정책 검증(20일자) 결과, 각 후보의 문화적 성찰이 깊지 못한 것으로 평가됐다.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는 문화정책에서 '선택과 집중'이 불확실한 것으로, 민주당 노무현 후보는 문화적 현안에 대한 구체적 제시가 미진한 것으로 각각 지적됐다. 다른 후보들도 대동소이하다. 21개 문화예술단체가 각 후보에게 '문화정책에 관한 공개질의서'를 보내 답을 분석한 결과 역시 실망을 준다. 이 단체들에 따르면 후보들의 문화에 대한 철학과 이념이 전반적으로 빈곤하고 답변내용도 추상적이며, 일반적 수준을 넘지 못한 것으로 분석됐다.

후보들 간 한국영화를 보호하기 위해 스크린 쿼터제를 유지하겠다는 공약만은 일치되고 있다. 그러나 국민의 문화향수 욕구를 충족시켜 줄 수 있는 참신한 정책 제시는 찾기 어렵다. 어느 부문을 집중적으로 육성하여 국가를 문화강국으로 이끌고, 또한 국민을 어떻게 21세기의 지구마을 시민다운 문화인·교양인으로 이끌지를 후보들은 좀더 숙고해야 할 것이다. 추상적이 아니라, 구체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문화정책이 제시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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