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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最古 미륵사지 석탑 해체·보수 1주년/ "수평 맞추려 흙반죽 사용" 밝혀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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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最古 미륵사지 석탑 해체·보수 1주년/ "수평 맞추려 흙반죽 사용" 밝혀져

입력
2002.11.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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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 석탑은 수평을 맞추기 위해 흙반죽을 썼다는 사실이 국내 최고(最古)의 석탑인 전북 익산의 미륵사지 석탑(국보 11호) 해체 과정에서 드러났다.미륵사지 석탑 해체·보수 1주년을 맞아 국립문화재연구소(소장 김봉건)가 그동안의 성과와 향후 계획을 밝히기 위해 최근 가진 설명회에서 양윤식 연구원은 "3층까지 해체 결과, 탑의 위·아래 부재 사이 맞댐면마다 고운 입자의 흙반죽을 다져넣은 것이 확인됐다"면서 "이는 무거운 돌을 쉽게 옮기면서 수평을 맞추기 위한 장치로, 석탑에서는 처음 발견됐다"고 말했다. 석탑은 수평을 맞추는데 철편을 박아넣는 것이 일반적이다.

또 4층 이하 탑의 중심부에서 기둥 형태로 쌓은 돌들, 4층 지붕 부위에서 가운데 원형의 홈이 파인 석재가 발견돼 탑의 정확한 구조 파악과 관련해 관심을 모은다. 양 연구원은 "홈 파인 석재는 사리함이 있거나 중심부 기둥의 초석일 가능성 두 가지로 추정된다"면서 "사리함 여부는 1층을 해체하는 2004년까지 기다려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백제 무왕(재위 600∼641) 때 건립된 미륵사지 석탑은 목탑에서 석탑으로 이행하는 과정을 보여주는 시원적 석탑. 본래 9층으로 추정되지만 6층까지만 남았고, 1915년 일제가 허물어진 부분을 콘크리트로 보강한 상태로 전해지다 99년 해체·정비가 결정됐다.

미륵사지 석탑은 2004년까지 모두 해체된 뒤 조사연구를 거쳐 2007, 2008년께 복원될 예정이다. 연구소는 구조 확인을 위해 해체 작업 전 과정을 영상과 사진에 담고, 3차원 광파측정과 3D 스캐너를 활용해 부재 하나하나의 위치를 측정해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탑 가운데 넣는 적심재를 포함해 지금까지 해체된 부재 193개 중 상당수가 풍화로 훼손된 상태여서 원형 복원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김봉건 소장은 "탑을 어느 정도까지 복원할지는 해체 작업이 끝나봐야 한다"면서 "10억여원의 예산을 들여 추진하는 사업인 만큼 서두르지 않고 철저한 고증을 거쳐 보존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희정기자 jay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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