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첫 방송한 SBS 수목드라마 '별을 쏘다'(극본 윤성희, 연출 이장수)의 '별'은 전도연(29)이 아니라 조인성(21)이다. 극중 매니저 소라(전도연)의 헌신적 노력에 의해 오랜 무명시절을 거쳐 스타가 되는 연예인 성태가 바로 조인성이기 때문. 실제로도 조인성은 설움 많은 단역을 거쳐 이제 막 별이 됐다.1999년 MBC 시트콤 '점프'로 데뷔한 그는 드라마 '학교' 등에서 단역으로 활동하다가 지난해 SBS 드라마 '피아노'를 통해 비로소 이름을 날렸다. 지금은 남 부럽지 않은 스타.
그가 주연한 영화 '화장실, 어디에요?'와 '마들렌'이 각각 29일과 2003년 1월 개봉하고, 손예진과 함께 출연하는 영화 '클래식'은 한창 촬영 중이다.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몇 시간 추위에 떨다가 한 장면 찍고 버스를 타고 집에 돌아가던 때가 생각나요. 이런 스타 대접이 아직 믿어지지 않습니다"라는 말이 실감이 난다.
'별을 쏘다'에 출연한 사연도 눈길을 끈다. 이장수 PD가 지난해 SBS 드라마 '아름다운 날들'을 연출했을 때 이 PD는 조인성에게 "다음 드라마의 주연은 바로 너다"라고 말했다. 당시 여주인공 신민아의 남자 친구로 잠깐 출연했던 그를 배우로서 장래성을 알아본 것. "송승헌 이병헌을 처음 만났을 때와 비슷한 느낌이 들었다. 앳된 얼굴에 감춰져 있는 선 굵은 배우 이미지가 마음에 들었다"는 이 PD의 말이다.
"2개월 전 영화 '마들렌'을 찍고 있는데 이 감독님으로부터 전화가 왔어요. 약속을 지키겠다는 말에 어찌나 고마운 생각이 들던지, 무조건 출연하겠다고 했어요."
극중 성태는 말은 할 수 있으나 글을 읽는데 어려움을 느끼는 고아 출신의 선천성 난독증(難讀症) 환자. 배우 지망생으로서는 극복하기 쉽지 않은 장애이지만 타고난 비상한 머리로 이를 보완한다. "배우가 배우 역을 연기한다는 게 생각보다 쉽지 않네요. 그래도 국내 최고의 여배우 전도연 누나와 같이 연기할 수 있어 너무 기쁩니다. 무엇보다 불과 2, 3년 전 무명 설움이 다시 떠올라 매일 새롭고 진지한 기분으로 촬영하고 있어요. 별이 되는 성태 이야기, 끝까지 지켜봐 주세요."
/김관명기자 kimkwm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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