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이사철을 앞두고 부동산 가격이 다시 꿈틀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서울 지역 아파트 매매가가 2∼3주 전부터 반등세로 돌아섰고, 주상복합건물이나 강남 저밀도 아파트 등 '틈새 시장'에 투기 세력이 몰려들고 있다. 정부도 가격 상승 속도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안정고삐의 강도를 늦추지 않고 있다.■반등세 돌아선 집값
'9·4 대책' '10·11 대책' 등 정부의 잇단 고강도 부동산 안정책의 영향으로 하향 안정세를 유지하던 집값은 11월 들어 소폭 반등세로 돌아선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부동산 정보제공업체 부동산114 조사에서 지난 주(18∼21일) 서울 지역 아파트 매매가는 전 주에 비해 0.17% 상승, 3주 연속 상승세를 보였다. 강동(0.39%) 송파(0.32%) 강남(0.27%) 양천(0.26%) 성북(0.24%) 서초(0.19%) 등의 상승세가 두드러졌으며, 매매가가 하락한 지역은 2개 구에 그쳤다. 국민은행 조사에서도 수도권 선도 지역 아파트 매매가(19일 기준)는 전 주에 비해 0.1%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상복합건물 분양 시장의 과열 양상도 좀처럼 진정되지 않고 있다. 현대건설의 서울 목동 하이페리온?에는 5만여명이 몰려 평균 경쟁률이 56.6대 1에 달했고, 21∼22일 청약을 받은 부산 광안동 SK뷰도 329가구 모집에 4,000여명이 몰려 평균 12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은마아파트 재건축 불가 판정 등으로 약세를 보이던 저밀도 재건축 아파트도 잠실 저밀도 단지에 대한 사업 승인 계획이 발표되며 1주일 동안 가격 상승폭이 0.85%에 달했다.
■촉각 곤두세우는 정부
현재까지 정부의 입장은 크게 우려할 수준이 아니라는 것. 가격 반등 폭이 그다지 크지 않고 매매가의 선행 지표 격인 전세값이 하향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으며 다가구·다세대 주택을 중심으로 오히려 공급 과잉 현상을 빚고 있다는 것 등이 근거다.
정부는 그러나 본격적인 겨울 이사 시즌과 맞물려 상승 반전 현상이 나타나는데 주목하고 있다. 재정경제부 윤대희(尹大熙) 국민생활국장은 "아직까지는 뭐라 단언할 수 없으며 1∼2주 정도 추이를 더 지켜봐야 한다"며 "이사철과 맞물려 가격 상승폭이 커질 수도 있는 만큼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예금 금리의 지속적인 하락, 증시의 불확실성 지속 등으로 갈 곳을 찾지 못한 시중 부동자금이 호시탐탐 부동산 시장 재진입을 노리는 것도 불안 요인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토지거래허가구역 확대, 주상복합건물에 대한 분양권 전매 및 재당첨 제한 등 과열 진압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다.
내집마련정보사 김영진 사장은 "정부의 강력한 안정 대책과 비수기가 맞물려 집값이 잠시 주춤한 것일 뿐 대세 상승세는 아직 꺾이지 않았다"며 "관건은 실수요가 몰리는 내년 2∼3월까지 상승폭을 얼마나 줄일 수 있느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영태기자 yt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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