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이라크 전쟁에 대비해 한국에 군사적 지원을 요청해 왔다. 외교당국자에 따르면 미국의 지원요청은 아직 구체적인 것은 아니나 일반적 수준의 지원을 언급했다고 한다. 우리는 이미 미국이 주도하는 전쟁에 두 번 지원한 적이 있으므로 한미동맹관계를 생각할 때 현실적으로 지원요청을 거부하기란 대단히 어려울 것이다.그러나 우리는 부시정부가 추구하고 있는 대 이라크전에 대해 부작용 등을 염려하지 않을 수 없다. 안보리 결의의 수용에 따라 유엔사찰단이 현재 이라크에서 활동 중이다. 사찰이 끝난 후 사찰단은 안보리에 결과를 보고하고 후속조치는 안보리 결의를 통해 이루어지게 된다. 그런데도 미국이 전세계를 상대로 대 이라크전 준비를 서두르는 모습에서 우리는 일말의 불안 같은 것을 느끼게 된다.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으로 야기된 1991년의 걸프전은 분명 국제사회에 집단대응의 명분이 있었다. 예컨대 석유의 안정적 공급체계가 위협당하는 현실적 이해 등이 그것이다. 그러나 작년의 아프간 전쟁은 가공할 9·11테러의 배후를 소탕하기 위해서였다지만, 과연 수많은 아프간 주민의 희생 대가로 국제사회가 얻은 이득이 무엇인지 자문하게 된다.
아프간 전쟁이 끝나자마자 미국은 이라크 문제를 부각시켰다. 후세인 체제를 축출하지 않고는 평화가 어렵다는 논리다. 하지만 독일과 프랑스 등 나토 동맹국들은 이런 부시의 전쟁계획에 반대하거나 마지 못해 끌려가는 상황이다. 명분면에서 약한 대 이라크전에 참가하는 우리의 지원도 최소한에 그쳐야 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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